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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은 해외 직구, 섣부른 차단에 후폭풍만 거셌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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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정부가 해외 직구 관련 규제 발표를 철회하고 대통령실이 이에 대해 사과했다. 80여개 품목의 KC인증(안전인증)이 없는 제품 차단이 모든 해외직구 전면 금지로 읽힌 탓이다.

앞서 정부는 유모차, 완구, 조명기구, 살균제 등 80개 품목에 대해 KC 미인증에 대해 해외직구를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제품이 대거 포함된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 반발이 커지면서 해외직구는 활성화 된지 10여 년 만에 되려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해외직구 보편화, 지난해 1.3억 건

해외직구는 2010년대 초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주요 매장이 문을 열자마자 소비자들이 몰려드는 ‘오픈런’과 TV 등 고가의 전자 제품을 절반 이하 가격으로 구매하는 풍경은 ‘문화 충격’이었다. 여기에 외국 문화와 전자상거래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직접 해외 직구에 뛰어들자 관련 시장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손쉽게 해외직구를 할 수 있도록 몰테일과 아이포터 등 구매대행업체가 등장하고 CJ대한통운과 한진 등 국내 물류 업계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스템과 물류센터를 정비했다.

의류와 완구, 영양제 등 수요 많은 소비재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찾기 어려운 와인과 위스키, 축구 유니폼, 피규어 등 품목도 늘어났다. 일례로 손흥민 선수가 뛰는 ‘토트넘 홋스퍼’ 온라인 스토어는 한국 축구팬을 겨냥해 상품 가격을 원화로 표기하고,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한국까지 추가 배송비 없이 무료로 보내준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건수는 1억 3144만 3000건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해외 직구를 담당하는 국내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관련 생태계가 완성된 만큼 일률적인 해외직구 규제가 국내 업계에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면서 “소비자 안전도 중요한 가치인 만큼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전성 숙제, 가격경쟁 ‘메기효과’

해외 직구는 꾸준히 성장하며 소비자의 주요 구매 수단으로 뿌리내렸다는 평가다. 부산 해운대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42) 씨는 “유명 브랜드의 의류나 와인, 위스키를 주로 해외직구로 구매한다”며 “당장 급하게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국내와 해외 가격을 비교해서 구매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판매하는 동일한 상품이 저렴한 가격에 해외직구로 들어오자 긴장한 유통업계도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펼치며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해외직구 확대가 국내 시장에 ‘메기 효과’를 가져오며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진 셈이다.

한편 이번 해외 직구 금지 사태가 소비자의 직구 욕구를 더욱 자극했다는 해석도 나온다.그동안 직구를 이용해본적 없던 박 모(48) 씨는 “그동안 가품이나 안전성 문제로 해외 직구는 한 번도 이용해본 적 없었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외 직구 이용자가 이렇게 많은 지 알게됐다”면서 “그동안 너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 판매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등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어 소비자들은 가성비와 안전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연맹 부산경남 김향란 회장은 “해외 직구의 긍정적 측면 이면에 수입제품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모니터링 강화 등 실효성 있는 협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선택권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호인증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부산관세물류협회 서동균 본부장은 “제조국에서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인데도 국내 인증을 요구하기 보다는 상호인증협정 등을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는 인정하고, 그렇지않은 제품에 검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합리적인 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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