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채소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 같은 날씨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폭염에 따른 농산물 작황 부진으로 물가가 오르는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애호박은 1개에 2094원으로 1주일 만에 9.6% 올랐다. 애호박 가격은 1년 전에 비해서는 19.1% 상승했다.
오이(다다기 품종) 소매가격은 10개에 1만 3269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36.9% 올랐다. 애호박과 오이 가격 상승은 장마철 잦은 호우와 이어진 폭염 등 날씨 영향에 따라 생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여름철 김치 재료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열무의 경우 1kg당 소매가격이 4831원으로 1주일 만에 6.2%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3% 상승했다. 청양고추는 100g에 1540원으로 1년 전보다 56.2% 비싸다. 파프리카는 200g에 1566원으로 1주일 만에 31.3% 올랐다. 지난해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상추 가격은 장마철에 잘 자라지 않으면서 ‘금상추’로 불리고 있다. 상추는 지난 9일 기준으로 100g에 2198원으로, 전달 1212원하던 것보다 크게 올랐다. 두 달 전에는 873원밖에 하지 않아 현재 가격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상추를 새로 심으면 20~25일 지나 수확할 수 있어 좀 더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이후부터는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배추의 경우, 올해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이 줄어들면서 소매가격이 한 포기에 5809원으로 1주일 만에 8.1% 올랐다. 1년 전보다는 12.9% 비싸다. 호우와 폭염 등 날씨로 인해 생육도 좀 부진했지만 재배 면적 감소가 큰 영향을 줬다. 농식품부는 긴 장마 뒤 폭염이 이어지면서 병충해가 확산할 수 있다면서 농가에 방제를 강화해 달라고 연일 요청하고 있다. 특히 배추의 경우 이달 중순 한시적으로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각 농가에서 다음 달 추석 수요 증가에 대비해 배추 심는 시기를 늦추면서 출하량이 이달 중순께 줄었다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필요한 경우 정부 비축 배추 공급량을 현재 하루 250t에서 400t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는 평년 8월 중순 기준 서울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의 85%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