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신용융자·미수거래 잔고가 올 들어 급증하자 주요 증권사 리스크 담당 임원들을 불러모아 투자자 보호 강화를 촉구했다.
금감원은 24일 오전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서재완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리스크담당 임원(CRO)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이른바 ‘빚투(빚을 내 투자)’ 규모가 가파르게 불어난 데 따른 증권사 리스크 관리, 투자자 보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융자’의 일평균 잔고는 지난해 20조9000억원에서 올해 1월 28조8000억원, 3월 32조9000억원, 5월 36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결제 대금 없이 주식을 먼저 사고 이틀 내 납입하는 미수거래 일평균 잔고도 9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주가 하락 등으로 담보가 부족할 때 증권사가 투자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주요 10개 증권사 기준 신용융자·미수거래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100억 원에서 올해 3월 286억원으로 치솟은 데 이어 5월에는 373억원으로 더 늘었다.
이날 금감원은 증권사들에 규정에 근거한 기계적인 리스크관리에서 탈피해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신용융자에 대해서는 형식적인 신용공여 한도 운영에 그치지 말고 탄력적·선제적 리스크관리 체계를 운영할 것을 당부했다. 미수거래와 관련해서는 투자자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수거래가 발생하거나 이를 사실상 유도하는 영업관행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주문을 쏟아냈다. 반대매매 발생 요건과 손실 가능 범위를 이해하기 쉽게 안내하고, 레버리지 투자 시 반대매매 시뮬레이션 결과를 사전에 제공하는 등 형식적 설명에 그치지 말고 직관적이고 적극적으로 위험성을 경고하라는 것이다.
더불어 금감원은 고령 투자자에게는 투자 위험 관련 추가 확인서를 받는 방안도 예시로 제시했다.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는 주가·금리·환율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단기 유동성 조달 계획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외화 유동성 관리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 부동산 건전성 제도 개선과 유동성 규제체계 개편안 시행이 예정된 만큼 선제적인 준비를 요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CRO들은 시장 상황을 고려한 리스크관리와 실효성 중심의 투자자 보호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선제적인 건전성·유동성 관리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금감원은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 및 반대매매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증권사 리스크관리와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적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올해 한국 증시는 급등세를 보이다가 최근들어 변동성을 키우며 롤러코스터 행보를 하고 있다. 특히 6월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지난 8일과 23일 8.37%, 9.99%의 큰 낙폭을 보이며 급락했다.
이 같이 증시 활황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몰린 상황에서 변동성이 극심해 지자 시장안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