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연 '참정권 피해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격려사하고 있다. 한 의원 오른쪽은 이 의원. 연합뉴스
2년 후 실시될 23대 총선에서 부산·울산·경남(PK)의 선거구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여야 PK 정치권이 향후 전개될 지각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22대 국회의 전체 부울경 선거구는 총 40개(부산 18개, 울산 6개, 경남 16개)다. 전체 지역구 의석(254석)의 15.7%를 차지한다. 정치인들의 역할과 무관하게 부울경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차기 총선에선 부울경의 정치적 위상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단순한 수적 우위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서이다.
지난 22대 총선 당시 선거구 획정은 직전 년도 마지막일(2023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했다. 행정안전부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지난 22대 총선(2023년 12월 기준) 때 5132만 5329명에서 5109만 5330명(2026년 5월 현재)으로 23만 명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 동안 부산 인구는 329만 3362명에서 323만 4293명으로 5만 9000명 줄었고, 경남도 325만 1158명에서 319만 6632명으로 5만 5000명 감소했다. 울산도 1만 6000명 넘게 줄어들었다. 이런 감소 추세를 감안할 때 23대 총선 인구 기준 예상일인 2027년 12월 말까지 부울경의 인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집중이 심화되는 것과 극히 대조적이다.
문제는 국회의원 1명당 인구 수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총 305만 8623명의 인구를 가진 인천은 전체 지역구 의원이 14명으로 21만 8473명 당 국회의원이 1명인 반면 부산과 경남은 각각 17만 9682명과 19만 9789명 당 1명의 국회의원이 배치돼 있다.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 인구 소멸, 농촌 붕괴 등의 현실을 고려해도 PK 의석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차기 총선에선 PK 의석이 부산, 울산, 경남에서 각 1석 씩 전체 3석 줄거나 부울경 전체에서 2석 이상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자신들의 정치 생명이 걸린 선거구 획정에선 더욱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자신들의 ‘요지’인 서울·수도권 선거구를 늘리기 위해 PK를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의미이다.
이럴 경우 부울경의 선거구 감소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같은 PK 내에서도 부산은 경남보다 인구가 3만 7661명 많지만 선거구는 2개나 많아 감소가 유력하다.
부산에선 지난 총선 때의 27만 3596명에서 현재 25만 4174명으로 1만 9422명 줄어든 북구가 1개의 선거구로 통합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총선 기준 인구 하한선(13만 6600명)을 겨우 넘기고 있는 중영도(13만 7123명)도 위태로온 상황이다. 중영도가 나뉘어져 인근의 부산진이나 서동 선거구와 합쳐질 가능성도 있다. 동래와 남구는 소폭의 인구 증가 추세에 있지만 선거구가 2개로 분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인구 상한선(22대 총선 기준 27만 3200명)을 넘지 않는데다 전체 부산 선거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울산에선 1개 선거구가 줄어들 경우 동구(14만 7834명)가 인근 지역에 편입될 수도 있다. 경남은 도농 복합선거구가 많아 선거구 조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렇게 PK 선거구 감소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기존 정치인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당장 북구에선 이번 6·3보선에서 당선된 무소속 한동훈(북갑) 의원과 국민의힘 박성훈(북을) 의원이 보수 정당의 공천장을 놓고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 만약 한 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하게 되면 여러가지 면에서 박 의원은 코너에 몰리게 된다.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검토되고 있는 민주당 하정우 전 청와대 AI 수석은 국회 입성이 더욱 힘들어질 공산이 크다.
부산 원도심에선 곽규택(서동) 의원과 조승환(중영도)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이 같은 선거구 축소와 현 집권세력에 대한 민심 이반까지 겹쳐 차기 총선에서 PK 교두보를 확보하려던 민주당은 더욱 곤혹스런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현재 민주당 PK 의석은 울산 1석과 경남 2석을 포함해 3석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