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내에서 신도시로 향하는 출입구 통로는 폐쇄돼 있고, 출입구 주변에는 통행 금지 철제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12일부터 이 출입구는 정상 개통된다.
“불과 3분 거리인 일광역을 20분이나 돌아가게 하다니 말이 됩니까.”
부산 동해선 일광역 역사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늑장 행정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한 해 약 70만 명이 이용한 동해선 역사는 최근 일광신도시 1만 세대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으나, 여전히 신도시 방면 출입구는 폐쇄돼 있어서다. 이에 시민들은 코앞에 멀쩡한 출입구를 두고 반대쪽 입구로 가기 위해 도로변을 따라 둘러 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늑장 행정에
동해선 신도시 쪽 출입문 폐쇄
3분 거리를 20분이나 돌아가야
취재 들어가자 뒤늦게 개통 결정
부산 동해선 일광역 일광신도시 방향 출입구 모습.
11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동해선 일광역 출입구 2곳 중 일광신도시 방향 출입구가 막혀 있어 통행이 불가능하다. 출입구에는 ‘출입 금지’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다. 출입구와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와 승강기는 2016년 일광역 건축과 동시에 설치돼 안전 검사를 마친 상태지만, 운행이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이용 가능한 일광역 출입구는 일광해수욕장 방향 한곳이 유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시철도역에서 일광신도시로 가는 데에만 도보로 약 20분이 걸린다. 신도시 방면 출입구를 통하면 3분이면 족하지만, 주민들은 일광해수욕장 방향 출입구로 나온 이후 일광로와 해송로를 따라 약 2km 거리를 더 걸어야 한다.
이 때문에 불편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철도공사에는 하루 수십 건의 민원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일광신도시 입주민 이 모(51) 씨는 “일광신도시 앞에 역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등 시설이 멀쩡히 있는데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동부산관광단지 교통 대란에 이어 반쪽짜리 지하철역이라니 이게 무슨 불편이냐”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어린 학생들 모두 반대편 출입구로 가기 위해 20분이나 걸어간다. 안전 문제도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또 일광신도시 시공 업체 관계자는 “수백 수천 명의 작업자들이 출퇴근 때마다 차도 옆으로 걸어 다니고 있다”며 “시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시설임에도 시민들이 불편을 떠안는 꼴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광역이 반쪽짜리로 전락한 이유는 시설 관리 책임이 있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일광신도시 입주에 맞춰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달 중순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일광신도시 입주 이전에 신도시 방면 출입구를 개통하고 에스컬레이터와 승강기 등 시설을 정상화 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 측은 약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공식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30일부터 일광신도시 입주가 시작됐으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움직임을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취재가 시작되자 곧바로 출입구 개통을 결정하고, 출입구 주변 출입 금지 철제 펜스를 제거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시설 정상화가 늦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안전 문제로 추가 작업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일광신도시 입주에 맞춰 해당 방향 출입구 시설을 운영했어야 했지만, 발 빠른 대처를 못했다”며 “일광신도시 쪽으로 시민들이 다닐 수 있도록 12일부터 에스컬레이터와 승강기를 정상 작동시키고 출입구를 개통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