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체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을 재검토하며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서울예술단의 광주 이전은 기존 방침을 유지하되,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서울예술단 광주 이전과 관련해 “결정 당시 다소 이르게 추진됐다는 지적이 있었고,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목소리도 있어 취임 이후 전후 과정을 살펴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서 이미 약속한 사안이라면 이행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며 “예술단이 광주 이전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최 장관은 “어떤 형태로, 언제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서울예술단의 모든 기능을 이전하는 것인지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의 윤곽이 잡혀야 광주에서도 무엇이 오는지 명확해질 것”이라며 조직 정체성 정립이 선행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최 장관은 또 “이 사안은 제가 취임 전 제기된 문제이기도 하고, 정부 차원의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과 지방 이전 논의와도 얽혀 있다”며 “전반을 훑어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립예술단체의 지방 이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립예술단체 지방 이전은 이전 정부가 발표한 중장기 문화비전 ‘문화한국 2035’에 포함된 핵심 과제다. 이 비전은 지역 문화균형 발전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울예술단과 국립오페라단의 우선 이전, 이후 다른 단체의 단계적 이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와 장관 교체 과정에서 정책 기조가 조정되면서 추진 동력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부처의 장기 비전이 정권과 수장의 교체 때마다 재설정된다면 문화정책의 연속성과 목표 달성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예술단체 중 유일하게 지방이전이 확정된 서울예술단의 경우에는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주문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광주광산을)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 장관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역 문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여러 정책적 노력과 특정 단체를 이전하는 문제는 궤를 같이하는 측면이 있지만, 같은 사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는 민 문체위 의원이 서울예술단과 국립오페라단 이전 계획의 재검토 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민 의원이 “균형발전과 궤를 같이한다면 흔들려선 안 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지만, 최 장관은 이전 문제를 별도의 정책 판단 사안으로 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 자리에서 서울예술단 광주 이전을 두고 조속한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갑자기 한 것이 아니라 여러 논의가 있지 않았나. (서울예술단이) 광주로 간다고 다 알려져 있는데 안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라며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이지 않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최 장관은 간담회에서 5만 석 규모 돔공연장 건립 구상과 관련해서는 “여러 지역에서 제안이 있지만 적합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며 지방선거 이전에 구체적 입지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