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가을야구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9일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센터에서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9일 오전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 태평양 국제 야구훈련센터. 롯데 자이언츠 전지훈련장인 이곳의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딴판이다. 선수들의 눈빛은 더 매서워 졌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하다. 선수들 움직임 하나하나가 밝고 힘차다. 대단한 기세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바라보던 롯데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이 있다. 지난해 3위까지 했고, 시즌 막판 아쉬운 부분이 좋은 경험이 됐는지 훈련 태도가 다르다”고 흐뭇해 했다.
지난 2년은 김 감독으로서는 힘든 시간이었다. 2024시즌을 앞두고 롯데 사령탑을 맡을 당시 만해도 팬들은 김 감독이 ‘우승 청부사’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롯데는 2년 연속 리그 7위에 머무르며 그토록 간절했던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김 감독은 명장다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8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라는 오명만 썼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등 선두권 경쟁을 펼치면서 팬들은 가을야구 진출에 한껏 기대감을 부풀렸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어처구니 없는 12연패로 가을야구의 꿈은 허무하게 깨졌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9일 전지훈련 중인 대만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센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지난해의 악몽을 되풀이하기 싫어서 일까. 지난해보다 빡빡한 일정인데도 선수들의 표정은 힘든 기색 하나없이 밝다.
김 감독은 선발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롯데는 지난해 외국인 투수 농사에 실패했다. 찰리 반즈와 터커 데이비슨 모두 시즌 도중 교체됐고, 새로 온 알렉 감보아와 빈스 벨라스케즈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 외국인투수를 모두 바꿨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 경험을 두루 쌓은 확실히 검증된 투수를 뽑았다. 김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인 제레미 비슬리와 엘빈 로드리게스의 투구를 보고 흡족해 했다. 그는 “좋은 투수를 데려왔다. 둘 다 굉장히 좋은 걸 가지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수 1~2선발이 팀에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국내 선발진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토종 선발 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분명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박세웅과 나균안이 3~4선발을 맡으며 롯데 마운드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세웅이가 잘 해줄 것으로 믿지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가을야구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9일 대만 타이난의 아시아태평양국제야구센터에서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타선에선 ‘거포’ 한동희의 복귀가 반갑다.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한동희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뒤를 이를 재목으로 인정 받고 있다. 한동희는 “팬과 감독님의 기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다 일명 ‘윤나고황손’으로 불리는 핵심 야수진 윤동희-나승엽-고승민-황성빈-손호영의 반등도 기대된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한동희가 들어온 것이 크다. 젊은 타자들이 작년에 많이 부진했는데 이 친구들이 올 시즌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감독은 올해 롯데와의 3년 계약 마지막 해다. 무조건 결과를 내야 하는 시즌이다. 하지만 그는 성적과 함께 팀의 체질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하는지, 팀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선수들이 인식하는 게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면서 “선수 개개인이 팀을 위해 어떻게 희생해야 하는지를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팬들에게 다시 한번 믿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벌써 세 번째 약속을 하는 것 같은데, 이번에도 믿어 달라”면서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해서 올해는 정말 가을야구 가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