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동 삼익비치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연산동 망미주공아파트(연산5구역)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롯데건설과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건설 대기업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실제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지 관심이 모인다.
연산5구역 재건축 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15일 자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고 18일 밝혔다. 입찰 방법은 일반 경쟁입찰이며 컨소시엄 참여는 불가능하다. 입찰 참여를 희망하는 건설사는 입찰 보증금 400억 원을 입찰 마감 전날까지 전액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현장설명회는 오는 23일, 입찰 마감일은 다음 달 14일이다.
조합에 따르면 롯데건설과 현대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등 4곳의 업체가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년 전부터 이 사업장에 공을 들여왔던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은 단지 인근에 수십 명의 홍보 요원을 배치해 조합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주부터 홍보 요원을 확충했고, DL이앤씨도 수시로 모니터링 작업을 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특화 설계, 복합 커뮤니티, 하이엔드 브랜드 도입 등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을 제안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원자잿값 인상과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1군 건설사들도 무리하게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예전처럼 공격적인 수주 대신 ‘옥석 가리기’를 통해 입지와 사업성이 뛰어난 정비 사업장에 집중하는 추세다. 연산5구역은 수영구, 해운대구와 인접하고 교통 여건이 우수해 사업성이 확보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경호 조합장은 “지역 건설사를 비롯해 다수의 업체가 수주 관련 문의를 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장설명회와 입찰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오는 9월 말쯤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으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 이후 2028년 착공을 목표로 건축 심의 등 나머지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사기간은 3년 6개월로 입주 예정일은 2031년이다.
연산5구역 정비사업은 1986년에 지어진 23개 동 2038가구의 망미주공아파트와 주변 상가 등을 19개 동 3200여 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재건축은 2007년부터 추진됐는데, 2015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으면서 본격화됐다.
2021년에는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그해 4월에는 동의율 68%로 추진위가 출범했다. 망미주공아파트는 부산 최초로 1층 단독형 테라스를 적용하고, 필로티 구조를 도입해 당시 혁신적인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아파트는 망미동과 인접해 있지만 연제구 연산동 소재다. 옛 주민들은 연산주공, 토곡주공 등 명칭을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망미주공아파트는 현재 부산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사업비도 1조 4000억 원이 넘을 정도다. 가구 수가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3060가구) 다음으로 많다. 재건축 대어로 평가를 받는 동래구 온천동 럭키아파트 1536가구, 수영구 현대아파트 1180가구 등과 비교해도 가구 수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