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재보궐선거의 막이 올랐다. 경남에서는 거제시장·창원도의원 재선거와 양산시의원 보궐선거 등 총 3곳에서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치르는 미니 선거지만, 조기 대선 확정 시 민심 향배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여야 정치권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월 2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 후보자 신청 마감 결과, 경남 3개 선거구에 10명이 등록했다.
최대 관심사는 거제시장 재선거다. 거제는 국민의힘 박종우 전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재선거를 치른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변광용(59) 전 거제시장, 기호 2번 국민의힘 박환기(62) 전 거제시 부시장, 기호 5번 무소속 김두호(53) 거제시의회 부의장, 기호 6번 무소속 황영석(67) 거제시발전연구회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중 변광용 후보와 박환기 후보 인연이 눈길을 끈다.
변 후보는 제9대 시장(2018년 7월 ~2022년 6월)을 지냈다. 박 후보는 변 후보 임기 말이었던 2021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부시장으로 근무했다. 꼬박 1년 5개월 동안 함께 시정을 책임지며 한솥밥을 먹은 셈이다. 그만큼 서로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는 만큼 선거 기간 내내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변 후보는 민선 7기 시정 운영 경험을 토대로 “지금 거제는 조선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시민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며 “무너진 거제 경제를 반드시 살리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겠다”고 했다.
전 시민 20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2000억 원 규모 지역상생기금 조성, 조선업 외국인력 적정 수 제한, 경제자유구역 거제 확대 등이 대표 공약이다.
변 후보는 “성장과 변화를 위해선 시민 한 분 한 분의 힘이 절실하다”며 “지역 경제의 정상화, 나아가 동남권 경제 중심 도시로의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국힘의힘 박 후보는 함양 출신이지만 거제시 공무원으로 시작해 35년 공직생활 중 절반이 넘는 18년 5개월을 거제에서 일했다. 이후 경남도에서 거가대교 등 대형 국책사업을 진두지휘했던 박 후보는 경험과 능력, 추진력을 두루 갖춘 행정·도시계획 전문가를 자부한다.
박 후보는 “누구보다 거제시정을 잘 알고 있고, 잘할 수 있다”면서 “거제 발전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했다. 소상공인 100만 원 바우처, 섬 규제 특례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재추진, 메머드급 MRO 복합타운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거제시를 대한민국 최고 도시로 발돋움시킨다는 각오다.
무소속 진영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특히 민주당 재선 시의원 출신인 김두호 후보는 이번 재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김 후보는 지역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인 고현동과 상문동을 중심으로 탄탄한 지지기반을 구축했다. 팽팽한 여야 2강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는 정쟁에 매몰된 기존 정치 구도를 넘어 지역 발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주의로 폭넓은 지지를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밝은 연두색을 상징색으로 정한 그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운동으로 시민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후보등록을 마친 황영석 후보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황 후보는 거제를 대표하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작업복을 입고 선거운동에 나선다. 아시아 최고 관광지 조성, 최첨단 기업도시 조성, 사회적 약자가 행복한 럭키거제가 3대 핵심 공약이다.
경남도의원 창원시 제12선거구는 이장우 전 의원이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낙마하면서 다시 대표선수를 뽑는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박현주(49) 전 마산YWCA 사무총장과 기호 2번 국민의힘 정희성(37) 전 경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이 경쟁한다.
양산시의원 마선거구는 직원 성추행 논란으로 김태우 전 양산시의원이 지난해 3월 사퇴함에 따라 보궐선거를 하게 됐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이기준(56) 양산시학원연합회장, 기호 5번 자유통일당 김상구(69) 양산시 당원협의회 위원장, 기호 6번 정의당 권현우(49)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양산시협의회 자문위원, 기호 7번 무소속 김진희(58) 한국자유총연맹 양산시지회 부회장 4자 구도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공식 선거운동은 20일부터다. 28∼29일 사전투표를 거쳐 4월 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본투표를 진행한다. 당선인 임기는 2026년 6월 3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