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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낼 수 없을거야”… 자신 믿지 못하는 가면 증후군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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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엠마 왓슨, 나탈리 포트만…. 이들의 공통점은 성공한 유명인이라는 점 외에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며 불안해하는 이른바 ‘임포스터 증후군(가면 증후군)을 고백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가면증후군은 성공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앞둔 연말,인사고과에 일희일비하는 일반 직장인들도 겪을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이기도 하다.


□직장인 70% 시달린 경험

가면 증후군은 성공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느끼며 자신의 성취를 의심하는 동시에 자신의 성과에 대해 주변인을 속이고 있다고 느끼는 불안 상태를 뜻한다. 1978년 미국 임상심리학자 폴린 R. 클랜스와 수잔 A. 임스의 논문을 통해 처음 개념화됐으며, 성공을 경험한 유명인들에게 특히 흔하다. 폴린 클랜스의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출세한 사람의 약 70%가 이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서도 많이 발견된다. 실제 업무관리 플랫폼기업 아사나가 세계 지식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가 가면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식 노동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자신의 성과를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성공이 운이나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여기는 현상을 겪는 것이. 직장인 70% 이상이 적어도 한 번은 이 증후군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 초반엔 높은 성취를 이룬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발생률이 남녀 모두 비슷한 비율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입 사원은 물론 학생, 연구원, 부모 등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된 셈이다.

가면 증후군이 위험한 이유는 스스로 힘들게 이룬 성공에 대해 자격이 없다고 느끼면서 도전을 주저하는 것도 모자라 자기 파괴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면 증후군을 경험한 교육학자 밸러리 영은 저서 <우리는 왜 성공할수록 불안해할까>를 통해 “자기 억제, 미루기, 자기파괴적 행동하기 등의 여러 보호기제들은 가면 감정을 완화해주지는 않는다”며 “자신에게 갖는 핵심적인 부정적 신념인 ‘파괴적 신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신은 물론 신체에도 악영향

가면 증후군은 성공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공포, 타인만큼 유능하지 않다는 공포 등이 맞물리면서 범불안장애, 자신감 결여, 우울, 좌절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 텍사스 오스틴대 케빈 코클리 교수의 상담심리학 학술지 게재 연구에 따르면, 가면 증후군은 소수집단이 겪고 있는 차별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도 있다.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불안은 두통, 소화불량, 수면장애 등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면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날까 두려워 과로하게 되고, 불가능에 가까운 높은 기준을 설정해 ‘번아웃’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들은 칭찬을 불편해하고 성공을 외면하거나 실수에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자신을 주변과 끊임없이 비교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가 활성화되면서 가면 증후군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아사나는 2022 업무 구조 지수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이후 세계 지식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47%)가 가면 증후군 감정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타인과의 연결감이 약해지면서 고립감을 느끼고, 성공을 축하할 기회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자신의 감정 인정, 극복 첫걸음

전문가들은 가면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을 첫걸음으로 삼았다. 자신과 같은 불안을 남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증세가 많이 나아진다고 했다.

밸러리 영은 성취 목록을 작성해보고 성공을 이뤄낸 것은 ‘자기 자신’임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할 것을 조언했다. 자신이 이룬 크고 작은 성취 목록을 작성하고 성취 옆에 행운, 타이밍, 인맥 성격이 담당했을 역할을 적어본다. 이 같은 요소들을 활용하기 위해 자신이 했던 구체적인 행동들을 적으면서 이 모든 성취는 온전히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는 식이다. 밸러리 영은 또 자신이 주로 해당하는 능력 유형을 확인한 뒤 자신감을 가장 크게 북돋을 만한 현실적인 규정을 선택해 실천해보는 것도 제안했다.

실패, 실수, 비판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밸러리 영이 제안하는 ‘될 때까지 되는 척하기’는 허풍이나 허세라기보다는 자신감을 쌓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일을 못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능력에 큰 자신감을 갖는 반면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결과를 더 겸손하게 예측하고 평가를 더 정확히 내리는 경향이 있다. 목표를 위해 더 많이 행동할수록 더 많은 성공을 거둔다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내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밸러리 영은 “스스로의 성공에 조력자나 다른 요인이 있었다면 감사하게 생각하되, 자신의 노력을 평가 절하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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