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우선이냐, 법원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가 먼저냐를 두고 여야 정치권이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과 일부 야권 인사들은 이 대표 2심 선고가 먼저 나올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민주당은 국가 혼란 상황을 들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최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 16일 본인 페이스북에 "법적 절차와 선례를 토대로 볼 때, 이 대표의 2심 선고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보다 빨리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 대표 선거법 2심 재판은 지난달 26일 종결돼 오는 26일 선고가 예정돼 있다.
나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건은 2월 12일 변론 종결 후 3월 13일에 선고됐다"며 "이 일정을 기준으로 한덕수 총리는 2월 19일에 변론이 종결돼 3월 20일경에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이어 "이 같은 일정대로라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3월 26일 이전에 있는 것은 무리한 정치적 고려, 편파·졸속 재판 고의가 작동한 것이라 간주할 수 있다"면서 "헌재는 단 90분 만에 변론을 종결할 정도로 쟁점이 단순했던 한 총리 탄핵심판부터 먼저 속히 기각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심 판결이 유지돼 대선 출마가 좌절되고, 434억 원 추징으로 민주당에 재정적 파탄까지 초래할 것이 예정된 게 이 대표"라며 "불만 가득한 민주당의 반이재명 세력에 퇴출 당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이 대표 2심 선고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보다 먼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이준석' 라이브 방송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시점이) 21일이나 28일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개인적으로는 28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국민 갈등과 대립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회적 안정을 고려한다면 헌재가 26일 예정된 이 대표의 2심 판결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21일에 윤 대통령의 탄핵 판결이 나오고 26일에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재판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21일부터 26일 사이 강경 보수 세력의 반발과 움직임이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헌법재판관 평의가 길어지는 이유에 대해선 "아직 헌법재판관들 사이에서 만장일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만장일치가 아니면, 판결 결과에 반대하는 세력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헌재에 조속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요구하며 "오늘(17일) 중 선고기일을 지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외교적, 경제적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에서 헌재가 제 역할을 제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오늘로 21일째다. 사회적 혼란과 국민 불안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탄핵 심판의 선고가 늦어지면서 사회적 비용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극우 세력의 폭력과 선동이 극에 달했고, 국민의힘의 헌재 겁박도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헌법 파괴자 윤 대통령을 단호하게 만장일치로 파면해 그 역할을 다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