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특성화고등학교 4곳 중 1곳이 3년 연속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 해 비상이 걸렸다. 일반고 선호 현상과 학령인구 감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학과 운영 등이 맞물린 결과다.
20일 경남교육청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경남에 있는 특성화고 31곳 중 8곳이 최근 3년 연속 모집 정원의 20% 이상을 못 채워 미달 학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거제여상과 거창승강기고, 경남정보고, 남해정보산업고, 밀성제일고, 사천여고, 선명여고, 초계고가 포함됐다.
올해 경남 특성화고 미달 인원은 전체 정원 3682중 439명으로 11.9%에 달한다. 선명여고 54명, 거제여상 47명, 경남정보고 41명, 창원공고 40명, 경진고 35명, 남해정보산업고 32명, 밀성제일고 31명, 초계고 26명, 경남자동차고 23명 등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에는 미달 인원이 731명, 21.8% 수준으로 학생 모집 결과가 더욱 처참했다.
특히 거제여상의 경우 모집 정원 120명 중 26명만 채워 충격이 매우 컸다. 결국 올해는 80명으로 모집 정원을 대폭 감축했지만, 그 절반도 채우질 못했다.
특성화고 미달 현상이 심화하자 이에 대한 전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교육계는 물론 정계와 지역사회에서 쏟아져 나온다. 특성화고 설립 목적인 고교 졸업 후 취업이 가능하도록 현실 수요를 반영한 학과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이시영 의원(김해7)은 “현대 산업구조는 변화하고 있는데 특성화고의 전공과목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졸업생이 유망 직종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해 학과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김해의 경우 지역전략산업으로 스마트물류, 미래자동차, 의생명·의료기기 산업 등을 들 수 있다”며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생명과학고에는 의생명·바이오 관련 학과를 만들고, 건설고에는 물류·항만 관련 학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시에서도 교육청, 상공계 등과 협업해 긴밀한 취업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김해시 관계자는 “최근 지역 대학에는 전략산업 관련 학과를 개설했다. 고교 전공이 자연스레 대학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청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