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의 한 목장에서 학대와 방치 상태에 놓였던 승용마 ‘유니콘’이 새로운 목장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
21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공주시에 있는 목장에서 말 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동물보호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해당 목장에서는 말들이 뼈만 앙상한 상태로 장기간 방치됐고 몇 마리는 이미 폐사했다.
유니콘은 당시 학대를 당했던 말 중 하나였다. 유니콘은 2006년 마사회가 승마용으로 독일에서 수입한 말인데, 그동안 두 차례 소유자 변동 끝에 공주 소재 목장으로 이동하게 됐다.
이곳에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학대와 방치 상태에 놓였던 유니콘은 지난해 11월 극적으로 구조돼 경기도 이천의 임시 보호소에서 머물렀다. 유니콘은 보호소에서 4개월간 생활하며 안정을 찾았으나, 24세의 고령이라는 이유로 입양자나 입양기관을 만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유니콘이 더 이상 낯선 곳을 전전하지 않고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입양을 결정하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유니콘이 지냈던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에 새 보금자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오랜 시간 사람을 위해 살아온 유니콘이 이제는 넓은 초지에서 자유롭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한국마사회의 말 전문 수의사를 비롯한 전문인력들이 직접 보살필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유성언 말등록복지센터장은 “이번 입양을 통해 말이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평생 돌봄을 받아야 할 생명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