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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에 빠지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네요”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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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극단의 단원들이 제79회 정기공연 '오롯이 빛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김희돈 기자 부산시립극단의 단원들이 제79회 정기공연 '오롯이 빛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 김희돈 기자

지난 19일 부산 남구 부산문화회관에 있는 시립극단 연습실. 이날 오전 연습은 정오를 넘겨서야 끝났다. 연출가와 배우, 음향 스태프 등 100분 동안 합을 맞췄던 이들이 하나둘 자리를 떴다. 하지만 엄마 역을 맡은 배우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연습 중 흐른 눈물 자국을 지우고 한껏 고양됐던 감정도 진정시킬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연습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관객 앞에서 하는 것처럼 완전히 몰입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요.”

부산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오롯이 빛나는'에 출연하는 이현주(오른쪽) 배우가 동료 채민수(왼쪽) 배우와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김희돈 기자 부산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오롯이 빛나는'에 출연하는 이현주(오른쪽) 배우가 동료 채민수(왼쪽) 배우와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김희돈 기자

부산시립극단 창단 단원이자 최고참인 이현주 배우는 한참 후배인 채민수 배우와 모자 관계로 분해 10일 앞으로 다가온 ‘오롯이 빛나는’의 마무리 연습에 한창이었다. 둘을 포함해 공연에 참여하는 7명의 배우는 대본 읽기부터 시작해 두 달째 합을 맞추고 있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아서일까. 머릿속에서 달아난 대사를 찾느라 잠시 머뭇거리거나, 연기와 효과음이 엇박자를 내는 등 때때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럴 땐 연출가나 동료 배우들이 거들거나 눈빛을 교환하며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듭했다. 김지용 예술감독은 “이런 반복 과정을 통해 디테일이 완성되기 때문에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립극단의 제79회 정기공연인 ‘오롯이 빛나는’은 5년째 진행하고 있는 ‘스타 프로젝트’의 올해 버전이다. 김 예술감독의 표현에 의하면 ‘극단 배우들의 역량을 한껏 끌어올려 그야말로 ‘스타급’ 연기자로 성장시키기 위한 기획’이다. 지난해까지는 부산 원로 극작가 김문홍과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작품들로 무대를 꾸렸다.

부산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오롯이 빛나는'을 쓰고 연출한 차승호 극작가. 김희돈 기자 부산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오롯이 빛나는'을 쓰고 연출한 차승호 극작가. 김희돈 기자

시립극단은 올해 프로젝트를 한 발짝 더 내딛기로 했다. 배우뿐만 아니라 극작가까지 ‘스타’로 육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신진 극작가 2명의 작품을 공모로 선정하고 그들에게 연출 기회까지 부여했다. 이 과정을 통해 차승호 작·연출의 ‘오롯이 빛나는’과 김민우 작·연출의 ‘초월자’ 두 창작 작품이 이번 시립극단 정기공연을 통해 초연된다. 극단 배우들도 자연히 두 팀으로 나눠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오롯이 빛나는’을 끌고 가는 두 축은 엄마 디올이와 아들 우동기이다. 장터 각설이 공연으로 엿을 팔아 아들을 부양하는 디올이는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병마와 수술로 힘겨워한다. 고교 야구 선수인 동기는 긴장할 때마다 찾아오는 틱 장애에 자신을 가둔 채 스스로 ‘1인분의 인생 몫’을 못 한다고 괴로워한다. 차승호 극작가는 “사람은 완벽해서 빛나는 게 아니라 부족하고 결핍이 있어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으로도 빛난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사랑의 수영만’을 부른 트로트 가수 전자연이 특별출연해 흥겨운 장터 분위기를 살릴 예정이다. 3월 28~29일 이틀간 공연이 열린다.

부산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초월자' 연습 장면. 부산시립극단 제공 부산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초월자' 연습 장면. 부산시립극단 제공

첩보 심리 드라마를 표방한 김민우의 ‘초월자’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 드라마라는 점에서 주제 의식이 맞물리는 작품이다. 김민우 극작가는 “첩보 세계의 긴장감 속에서 실패를 딛고 성장하는 개인의 이야기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초월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4월 4일과 5일 관객을 맞는다.

두 작품 모두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첫날인 금요일 공연은 오후 7시 30분, 둘째 날 토요일은 오후 5시에 시작한다. 티켓은 전석 2만 원. 예매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 문의 051-607-6000.

부산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포스터. 부산시립극단 제공 부산시립극단 제79회 정기공연 포스터. 부산시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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