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음성클리닉 손희영 과장은 “목소리 변화는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도 있다”라며 “2~3주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목소리가 달라졌다? 감기에 걸렸거나 일시적으로 목을 많이 쓴 경우라면 시간이 해결하겠지만, 질환의 문제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음성클리닉은 목소리 변화, 발음·삼킴 등의 불편을 평가하고 치료하는 전문클리닉이다. 부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손희영 이비인후과 과장에게 목소리 변화의 원인과 진단, 음성클리닉에서 받을 수 있는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흡연자 목소리 변화 땐 후두 검사
목소리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나온다. 손 과장은 “호흡·성대·입과 혀가 함께 작동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선 폐에서 충분한 양의 공기가 나와야 한다. 숨을 내쉴 때 올라오는 공기가 목 안 성대를 지나가는데, 이때 양쪽 성대가 서로 가볍게 붙으면서 떨린다. 이 진동이 목소리의 기본이 된다.
손 과장은 “성대가 얼마나 부드럽고 규칙적으로 진동하느냐에 따라 맑고 안정된 목소리가 만들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성대를 통과한 소리는 목·입을 지나며 울림이 더해진다. 혀와 입술이 움직이면서 말이 되어 나오는데, 전체 과정에서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목소리가 달라진다.
목소리 변화가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검사가 필요하다. 손 과장은 “단순 염증뿐 아니라 성대마비, 성대 병변, 드물게는 후두암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며 “특히 흡연자에게 지속되는 목소리 변화는 반드시 후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목소리 변화의 원인 파악을 위해 병원에서는 우선 언제부터 변화가 시작됐고,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를 확인한다. 흡연·전신마취 등 성대에 직접적 자극이 될 수 있는 요인도 확인한다. 후두내시경으로 성대 움직임을 직접 관찰하고, 필요하면 성대의 미세한 진동을 보는 스트로보스코피 검사도 실시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정밀 음성 분석 검사나 음성 설문 평가 등을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성대 틈 발생… 노인성 음성 변화
건강한 성대는 양쪽이 부드럽고 대칭적으로 움직이고, 규칙적으로 진동한다. 염증이나 혹, 부종이 생기면 성대 진동이 불규칙해지고 완전히 닫히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 쉰 목소리나 갈라진 목소리가 나게 된다. 손 과장은 “한쪽 성대가 움직이지 않는 성대마비 환자는 숨이 새는 듯한 약한 목소리가 나거나, 말을 많이 하면 힘들어하는 증상이 관찰된다”라고 말했다. 성대마비는 원인과 회복 가능성에 따라 음성치료, 성대주입술, 갑상성형술 등을 고려한다.
목에 굳은살이 생기는 성대 결절은 가수, 교사 등 목소리 사용이 많은 직업군에서 자주 발생한다. 성대 결절은 수술보다는 음성치료나 발성 습관 교정 등을 시행한다. 성대 용종(폴립)은 성대 점막에 작은 혹이 생기면서 성대에 틈이 발생해 정상적 진동을 방해하는 질병으로, 수술이나 음성치료를 진행한다.
노화도 목소리 변화의 원인이 된다. 특히 남성에서 성대가 얇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둥글게 휘어지는 궁형 변화로 성대 틈이 발생한다. 성대 틈이 발생하면 목소리가 약해지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노인성 음성 변화라고 한다. 손 과장은 “목소리에 힘이 없어지고, 오래 말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라며 “노인성 음성을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시기에 재활치료를 열심히 받는다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암수술 후 변화, 원인 맞춤 치료
목소리 변화는 암과도 연관이 있다. 우선 후두 자체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후두암은 초기부터 목소리 변화가 나타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쉰 목소리가 수주에서 수개월간 이어지고, 점점 심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손 과장은 “갑상선암 수술 이후 목소리가 약해지거나 쉽게 피로해진다고 말하는 환자, 특히 고음 발성이 어려워졌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라고 전했다. 손 과장은 “수술 이후 목소리 불편감은 전신마취와 목 주위 수술 후 일시적인 기능 저하로 인한 경우가 더 많다”라고 밝혔다.
후두 등 두경부에 발생하는 암은 발생 부위와 침범 정도에 따라 목소리나 삼킴 등에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두경부암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 이후 조직이 굳거나 단단해지면서 목소리 기능 저하가 생기기도 한다. 폐암이나 식도암이 성대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암 치료 후 목소리 변화는 신경 기능 저하가 있다면 재활치료나 성대주입술을 시행한다. 구조 변화가 큰 경우에는 수술이나 시술, 적극적 음성 개선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음성클리닉에서 손희영 과장이 환자의 목소리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반복적 헛기침 피하고 금연을
음성클리닉에서는 ‘효율적이고 부담이 적은 발성’으로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목소리 재활 치료를 실시한다. 호흡과 발성의 균형을 맞추고, 성대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훈련한다. 손 과장은 “아기들의 혀 짧은 소리부터 어르신들의 약해진 소리까지 경우에 따라 환자가 따라 하기 쉬운 방법을 제시한다”라며 “특히 성대마비나 수술 후 목소리 불편감을 가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소개했다.
소리를 크게 지르는 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성대 결절이 생기기 쉽다. 손 과장은 청소년의 변성기 음성 변화가 오래 지속되거나 이상 발성이 계속되는 경우에도 진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음성클리닉에서는 말더듬이나 발성 장애, 음성 피로, 전문 음성 사용자 관리도 다룬다.
목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와 음성 휴식이 필요하다. 반복적인 헛기침이나 무리한 고함은 피하는 것이 좋고 금연도 꼭 필요하다. 목소리 변화는 생각보다 삶에 큰 영향을 준다. 손 과장은 “대화를 기피하게 되고, 사회적으로 위축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라며 “적절한 치료와 재활을 통해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으니 환자분들이 혼자서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