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의 화요초대석에는 70·80년대를 사로잡은 국민 첫사랑인 가수 장은숙이 출연했다.
1970년대 히트곡 '춤을 추어요'로 이름을 알린 장은숙은 지난 2010년 KBS2 '여유만만'에 출연해 실패로 끝난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털어놓은 바 있다.
장은숙은 "결혼을 결심한 3살 연하의 남자가 있었는데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혔다"며 "결혼무산 후 그분이 유학을 떠나고 나니 내 인생의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생각됐다"고 당시 심정을 고백했다.
그는 "일본에서 금방 돌아올 줄 알았다. 전화통화를 자주 하면 되겠지 했다. 그런데 전화 상태가 안 좋고, 공부하고 학교 다니고 신곡을 연습하느라 바쁘기도 했다. 자주 대화하고 만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고, 기다림에 지쳐 그 남성도 다른 사람과 결혼해 버렸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장은숙은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고 마음을 다잡았다"며 "끈질기게 이어진 일본진출 러브콜을 받아들인 것이 내 인생의 보석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진출 후 그녀를 둘러싼 기이한 루머가 한국에 돌았다.
이어 장은숙은 "한국에서 제가 도망자가 돼서 짐 싸서 야반도주한 사람처럼 루머가 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일본 야쿠자와 연결되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일본가요계에 당당히 스카우트 돼서 온 거지 폼 잡으려고 일본에 온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 가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본 활동에 매진하면서 성과는 늘어갔지만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장은숙의 어머니는 그렇게 일본에 매여 있는 딸을 한평생 그리워하다 돌아가셨다.
장은숙이 한국으로 돌아온 건 어머니가 떠나고 나서였다. 그 시절의 기억들은 지금도 그녀의 가슴 속에 깊은 후회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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