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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읽기] ‘거대한 수미산’을 ‘작은 겨자씨’로 압축하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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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가귀감>. 돌베개 제공 <선가귀감>. 돌베개 제공

<선가귀감>은 조선 불교를 대표하는 선승 서산대사 휴정이 지은 책이다. 총 14장 152개 조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부처 가르침의 ‘거대한 수미산’을 ‘작은 겨자씨’에 너끈히 넣어놓은 것이다. 선교종을 아우른 휴정은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 문정황후가 불교를 일으켰던 1550~1565년 당시 복원된 승과의 첫 합격자였다.

이름에 집착하지 말라고 했다. 마음, 중생, 부처라는 이름에 집착하면 일을 그르친다는 것이다. 본모습 그대로가 ‘이것’이거늘 쓸데없이 ‘생각’을 움직이면 벌써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 ‘여기 어떤 물건이 있다’며 ‘어떤 말로도 이름 지을 수 없고 어떤 모양으로도 그려낼 수 없다’고 했다. ‘본래 진심’을 지키는 일이 종요로운데 ‘일천 경(經)과 일만 논(論)이 본래 진심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자기 마음에서 깨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서산대사가 묘향산에 10년 머무는 동안 50여 권의 경론과 어록에서 공부에 긴요한 말을 뽑아 만든 것이다. 불교 입문서인데 일본에서도 17~20세기 초 6차례 이상 간행됐다. 1장은 총론, 2장은 선과 교에 대한 논의, 3~13장은 참선과 수행의 방법, 14장은 마무리 ‘할!’로 이뤄져 있다.

14장에 이런 말이 있다. ‘대장부는 부처와 조사 보기를 원수 보듯 해야 한다.’ 1604년 85세 때 서산대사는 묘향산에서 마지막 설법을 하고 입적했다. ‘팔십 년 전에는 그가 나이더니, 팔십 년 후에는 내가 그로구나.’ 서산대사 휴정 지음/정길수 편역/356쪽/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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