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도시’ 경남 거제시가 들썩이고 있다.
지역에 사업장을 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나란히 조 단위 수주에 성공하는 낭보가 전해진 덕이다.
주력 산업 장기 침체로 잔뜩 움츠렸던 거제시 경제도 기지개를 켤지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은 17일 공시를 통해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셔틀탱커 9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13억 3500만 달러, 우리 돈 1조 9355억 원 상당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거제조선소에서 건조돼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셔틀탱커는 해양플랜트에서 생산한 원유를 해상에서 선적해 육상의 저장 기지까지 정기적으로 실어 나르는 원유 운반선이다. 해상 선적 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첨단 위치제어 장치(Dynamic Positioning System)’를 탑재한다.
1995년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셔틀탱커를 건조한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2016년 이후 최근 10년간 전 세계에서 발주된 51척 중 29척(57%)을 수주해 부동의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고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셔틀탱커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친환경 선박과 FLNG 등 고부가 해양플랜트를 두 축으로 수주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는 98억 달러다. 이번 계약까지 16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한화오션도 이날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대만 ‘에버그린(Evergreen Marine Corp.)’사로부터 2만 4000TEU급 천연가스(LNG) 이중연료추진 친환경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계약 총액 16억 달러, 우리 돈 2조 3300억 원 규모다.
척당 2억 6730만 달러, 한화 3880억 원 상당으로 동급 컨테이너선 계약가 기준 역대 최고 금액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400m, 너비 61.5m 크기로 한 번에 컨테이너 2만 4000개를 수송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이다.
LNG 이중연료추진 엔진과 함께 축발전기모터시스템(SGM, Shaft Generator Motor), 공기윤활시스템(ALS, Air Lubrication System) 등 한화오션이 자랑하는 최신 친환경 기술들이 대거 적용된다.
한화오션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2월 말 기준 클락슨리서치 통계를 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1만 7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358척이다.
이 중 한화오션은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 가장 많은 72척을 건조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수주는 한화오션이 에버그린사로부터 따내 첫 계약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에버그린사는 200척 이상의 선대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전문 해운사 중 하나다.
한화그룹에 합류하며 영업력이 더욱 강화된 한화오션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에버그린사를 신규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에버그린사는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신조 선박을 발주할 계획이라 한화오션과 장기적인 비즈니스 관계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