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원로 교육자이자 미술비평가인 김해성을 작가로서 조명하는 ‘김해성전-이미지 기행’이 지난 6일부터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갤러리 이듬에서 열리고 있다. 김해성(1940~ ) 전 부산대 교수의 제자인 갤러리 이듬 강금주(판화가) 대표가 마음먹고 여는 전시다. “명색이 제자인데, 그것도 화랑을 18년째 하고 있으면서 은사님 전시회 한 번 못 열어드린 게 늘 마음에 걸렸어요. 선생님 댁을 방문했는데, 얼마나 작품이 많든지 한꺼번에 보여드리진 못하고 시리즈로 전시하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 전 교수가 1958년 그린 풍경화 1점과 1960년대 자화상(유화) 1점, 그리고 16점의 콜라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콜라주 기법은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가위질’과 이완을 느끼게 하는 ‘손’이 핵심 요소이다. 콜라주 작품은 1987~1990년에 주로 제작한 것들이다. 여러 인쇄 매체에서 오리고 붙인 이미지를 재구성하고, 그 위에 붓으로 리듬감을 살려 다양한 형상과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시기 작품에 주목한 이유가 있었을까. “더러 콜라주 기법으로 작업한 작가들이 있었지만, 김해성 작가는 그만의 조형 어법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콜라주로 작업한 데이비드 호크니가 있는데 굳이 두 사람을 비교한다면, 김해성 작가는 붓의 운용 덕분에 좀 더 회화적인 고유한 세계를 이룬다고 하겠습니다.”
김 전 교수는 부산대에서 30여 년간 후학을 양성하다 2006년 정년 퇴임했으며, 각종 미술비평과 <현대미술을 보는 눈>(열화당) 저서 발간 등으로 많이 알려져 작가로서 조명한 전시는 실로 오랜만이다. 19일 오후 전시장에는 여든다섯 동갑내기 원로 화가 이동훈과 서상환 화백이 찾아와서 축하했다. 또 지난 6일 전시 개막일에는 많은 제자가 모여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는 등 감동적 자리가 되었다고 강 대표는 전했다. 전시는 내달 3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51-743-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