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개발의 관계사인 신세기건설이 최고 64층 오피스텔을 추진 중인 부산 해운대구 우동 부지.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가 센텀시티를 대표할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을 세우겠다고 했던 땅이 결국 오피스텔 용지로 전락하게 됐다. 시가 18년 전 108층 높이의 랜드마크를 추진하다 사업이 표류한 부지인데, 일자리가 사라진 자리에 주거시설이 들어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 건축전문위원회는 ‘SKY.V 센텀 복합시설 신축공사’에 대한 심의를 열고 이 사업을 확정 의결했다.
사업자인 신세기건설은 해운대구 우동 1522번지 일대 1만 6101㎡에 지상 최고 64층, 지하 7층, 2개 동, 666실 규모의 오피스텔과 판매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부동산 개발·시행 사업을 위주로 하는 신세기건설은 부산 지역 건설업체 동원개발의 관계사다.
동원개발은 이 땅에 최고 74층, 2개 동짜리 생활형 숙박시설을 추진했으나 앞선 심의에서 용도를 오피스텔로 변경했다.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거 목적으로 쓸 수 없도록 정부 규제가 강화되자 오피스텔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신세계 센텀시티 맞은편에 위치, 접근성이 우수해 한때는 ‘센텀의 눈’이라고도 불렸던 이 땅은 최근 10여 년간 신축 아파트들의 모델하우스 정도로만 사용됐다.
2008년 부산시는 이곳에 센텀시티의 랜드마크가 될 거라며 108층 규모의 초고층 ‘솔로몬타워’ 건립을 승인했는데, 당시 시행사가 무너지면서 땅이 공매로 넘어가는 등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우리저축은행은 2011년 11월 공매를 거쳐 솔로몬그룹 소유였던 이 땅을 921억 원에 낙찰받았다. 시는 2012년 말에 108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건물 건축 허가를 취소했고, 사업 부지는 표류했다. 그러다가 2014년 말 신세기건설이 1300억 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건설사 측은 비즈니스 센터가 아닌 생활형 숙박시설을 추진했고, 이후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하게 됐다.
부산의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시가 당초 솔로몬타워를 추진한 취지는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통해 센텀시티의 업무 기능을 강화하자는 거였고, 시행사의 사업성 확보를 위해 적정한 수준의 주거시설만 허용한다는 방침이었다”며 “이미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로 가득 차 고급 주거 단지로 전락한 센텀시티에 또 오피스텔을 짓도록 하는 것은 도시 경쟁력을 스스로 낮추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센텀의 중심 입지라는 점과 중층 이상에서는 광안대교 조망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오피스텔 분양에 반영되면 고분양가 논란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 건축전문위원회는 이번 심의에서 이 사업을 확정했으나 몇 가지 심의 내용을 추가했다. 기준층 기둥 주변 전단보강근 추가 설치, 콘크리트 슬래브 강도 상향 검토, 지상 기둥과 지하 기둥 접합부 보강 계획 수립 등이다. 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검토, 반영해 추후 전문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했다.
동원개발은 최근 론칭한 초고층 랜드마크 브랜드 ‘SKY.V(스카이브이)’를 이 오피스텔 개발사업에 적용해 ‘SKY.V 센텀’(가칭)이라는 이름을 붙일 전망이다. 동원개발 관계자는 “건립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아직 준비해야 하는 절차들이 남아있지만, 이르면 올해 연말께 분양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