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립공원공단 금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가 금정산 가산리 마래여래입상 일대에서 확인된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고 있다. 금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제공
금정산국립공원 내 불법 시설물이 60개소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주부터 이들 시설물에 대한 정비에 돌입했지만 구역 내 업소들의 반발과 철거 권한 미비 등으로 완전한 정비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정산을 진정한 국립공원으로 만들기 위해서 적극적인 행정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5일 낮 12시 금정산 정상 고당봉 인근에 자리한 경남 양산시 가산리 마애여래입상 근처. 이곳 상공에 국립공원공단 소속 헬기가 굉음을 내며 다가왔다. 헬기는 폐기물이 담긴 자루들을 매달고 인근 가산산단 야적장으로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국립공원공단 금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이날 이곳과 미륵봉 일원 2곳에서 수거한 폐기물은 약 40t에 달한다. 금정산 내 불법 시설들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이다.
앞서 이곳에는 수십 년 전부터 무속인들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허가 시설들이 들어섰다. 마애여래입상 앞에는 불전함과 제단 등 기도 터가 설치돼 있었다. 기도 터 건너편 절벽 앞에는 화장실과 태양광 패널을 갖춘 집 3채도 있었다.
공단은 지난 9일부터 경남 양산시와 함께 해당 지역 정비에 나섰다. 양산시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불법 시설물들을 철거했고, 공단은 발생한 폐기물을 헬기로 운반하고, 현장 관리 등을 맡았다.
금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문창규 과장은 “이 지역은 700m 이상의 고지대로 접근이 어렵고, 폐기물 방치로 산불 위험 등 문제가 지속돼 왔다”며 “앞으로도 지자체와 협력해 적극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작업으로 금정산국립공원 내 불법 시설물 정비가 본격화했지만 갈 길이 멀다. 현황 파악도 현재 진행형이다. 부산 지역 5개 지자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금정산국립공원 구역 내 파악된 불법 시설은 60개소에 달한다. 공단은 지자체가 파악한 현황에 자체 조사 결과를 더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작업은 빨라야 연말께 완료될 전망이다.
게다가 철거 등 적극적인 정비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음식점처럼 생계 수단이라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는 경우가 많아 행정대집행 등 물리력 동원에 부담이 있다”며 “장비 진입이 어려워 집행에 큰 비용이 들어 원상 복구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무허가 음식점에 대해서는 이행 강제금 부과 위주로 대응하는 실정이다. 이행 강제금은 대개 매출에 비해 작기 때문에 대부분 업주는 이행 강제금을 내면서 영업을 지속한다.
지난달 3일부터 금정산국립공원 내 관리 권한을 가진 공단의 권한도 제한적이다. 공단에는 국립공원 지정 전에 조성된 위반 건축물에 대해 철거 등 처분할 권한이 없다. 공단은 향후 무허가 음식점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평상 설치 등 불법 상행위를 적극 단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불법 시설물 정비가 비보호 구역에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이 거쳐야 하는 불가피한 진통이라고 본다. 상지대 조우 조경산림학과 교수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기반으로 공단과 지자체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