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본사가 부산으로 옮겨오면 얼마나 큰 경제유발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사진은 랜드마크 부지를 포함한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 구역 모습. 정종회 기자 jjh@
HMM 본사가 부산으로 오면 지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해운기업 본사가 이전할 경우, 직원 1명당 연관 일자리 4.85개가 만들어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3일 부산연구원은 영국의 싱크탱크 경제비즈니스 연구센터 CEBR이 2019년 발간한 ‘해양강국 실태 보고서’를 인용해 긴급 분석한 결과, HMM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하면 이같은 경제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024년 공시에 따르면 HMM의 임직원은 육상 1058명, 해상 766명 등 총 1824명으로, 이 분석 결과를 적용하면 부산에 8846.4개의 연관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다.
CEBR의 ‘해양강국 실태 보고서’는 2017년 기준 영국 해양산업이 직접 고용한 일자리 1개가 영국 경제 전반에서 연관산업 일자리 4.85개를 창출했으며, 해양산업의 직접고용 인력 22만 100명이 영국 경제에서 총 106만 6000명의 총 고용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일자리 창출에 있어 ‘1 대 4.85’는 승수효과에 근거한 수치다. 승수효과는 지출이나 투자, 소비와 같은 초기 지출이 경제 전체에 연쇄적으로 반복되며 처음보다 더 큰 효과를 만드는 현상이다. 즉, 해양산업의 일자리는 한 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박 관리업부터 해사법률, 해양금융, 조선 및 선박기자재 등 관련 업계로 일자리가 연결돼 전체 경제에 파급력을 미치게 된다.
긴급 분석은 또 쇠퇴하던 항구도시 마르세유를 부활시킨 프랑스의 글로벌 해운기업 CMA CGM의 사례를 소개했다. CMA CGM은 프랑스 마르세유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해운사로, 2024년 기준 선복량 세계 3위 기업이다. 1978년 마르세유에서 창립된 이 회사는 본사 직원 6000명을 직접 고용해 1만 3600명의 지역 일자리를 창출했다. 프랑스 전체에는 직접 고용 1만 9200명, 간접 고용 7만 4500명 등 총 9만 3700명을 고용하는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CMA CGM은 특히 본사 집적을 강화하기 위해 2011년 도심재개발지구에 33층 규모의 CMA CGM 타워를 신축했다. 마르세유 시내 7개 지역에 분산 근무하던 2200여 명의 직원을 이곳의 본사로 통합시키면서 지역 및 국가 경제에 긍정 효과를 가져왔다. HMM이 북항재개발 지역에 랜드마크급 본사를 짓겠다고 발표한 것과 유사하다.
긴급 분석에서는 글로벌 1위 항만 싱가포르와 유럽 3대 해운허브로 꼽히는 덴마크 코펜하겐,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의 해운기업 본사 효과도 언급됐다. 싱가포르의 경우, 1991년 도입된 법인세 10년 면제 정책을 통해 2025년 기준 200개 이상의 글로벌 해운그룹 본사를 유치했으며, 해양산업에 17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GDP의 7%를 책임지는 성장을 일궈냈다.
Maersk 본사가 있는 코펜하겐은 2023년 해운분야 수출 비중이 덴마크 전체의 18%를 차지했으며, 네덜란드의 항만 클러스터 로테르담은 2024년 직간접 고용 인원 38만 5000명, 부가가치 456억 유로를 창출했다. Hapag-Lloyd 본사가 위치한 함부르크 또한 2021년 기준 독일 전역에서 60만 6700개의 항만 연관 일자리와 98억 유로의 항만 연관 부가가치를 만들어냈다.
긴급 분석을 진행한 장하용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글로벌 해양수도 순위에서 부산은 해양기술 부문 1위를 기록했으나, 해운중심지·해양금융·법률 등에서는 여전히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위 순위 도시 대부분은 해운본사와 해양 금융, 정부 정책기관 및 연구기관이 집적돼 있는 만큼, 해운기업 본사의 입지가 도시의 운명을 결정짓는 열쇠가 된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선급(DNV)과 컨설팅업체 Menon Economics가 공동 진행한 ‘2024 선진해양도시(LMC)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로테르담, 런던이 1·2·3위를 차지했고 부산은 10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