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통영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일동은 1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을 거스르는 임기 말 ‘재정 알박기’를 중단하고 민선 9기 출범 후 정상 절차를 통해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제공
속보=6·3 지방선거 패배로 재선에 실패한 천영기 통영시장이 임기 종료 불과 열흘을 앞두고 선거 공약이었던 전 시민 30만 원 자체 민생지원금을 명분으로 350억 원이 넘는 예산 집행을 강행(부산일보 6월 8일 자 11면 보도)하려 하자, 차기 시정 주도권을 쥐게 될 여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통영시의회 더불어민주당 현직 의원과 제10대 당선인 일동은 1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을 거스르는 임기 말 ‘재정 알박기’를 중단하고 민선 9기 출범 후 정상 절차를 통해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통영시의회는 11~12일 양일간 제243회 임시회를 개회한다. 이번 임시회는 오는 30일 임기가 종료되는 앞둔 제9대 의회 마지막 회기다. 애초 통영시의원 정수 1명 증가에 따른 후속 조치로 시의회 자치법규인 ‘통영시의회 위원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을 처리하려 11일 하루 원포인트로 계획했었다. 그런데 집행부가 뒤늦게 ‘통영시 민생회복지원금 지원 조례안’과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추가로 제출하면서 이틀 일정으로 조정됐다.
조례안은 사회·경제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에게 현금성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다. 추경안에는 기정 대비 651억 원 증액된 1조 653억 원으로 고유가피해지원금 174억 원, 경남도민생활지원금 119억 원과 함께 ‘통영시 민생회복지원금’ 351억 원이 포함됐다.
이중 통영시 민생회복지원금 예산은 천영기 시장의 이번 지방선거 핵심 공약인 전 시민 30만 원 지급에 필요한 사업비다. 수혜 대상은 통영시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과 결혼이민자, 영주권자 등 총 11만 6000여 명이다.
재원은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한다. 이 기금은 안정적인 지방 재정 운용과 대규모 재난, 지역 경제 악화 등 긴급한 상황에 사용하려 적립해 둔 일종의 ‘비상금’이다. 민선 7기 시절인 2021년 1월 1일 시행에 들어가 작년 말 기준 748억 원 남았다. 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에 따라 최대 50%까지 사용할 수 있다. 통영시는 시의회의 심사결과에 맞춰 지원금 지급 준비를 위한 행정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강석주 차기 시장도 자체 민생지원금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인당 33만 원으로 금액만 다를 뿐 지원 대상과 재원은 동일하다. 강 당선인은 7월 1일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관련 절차를 진행해 8월 중 전 시민에게 인당 33만 원을 지급한다는 구상이다. 그 때문에 이번 임시회에서 조례안과 추경안이 원안 가결돼 천 시장이 먼저 집행해 버리면 강 당선인 공약은 동력을 잃고 첫 단추부터 어긋날 수밖에 없다.
천 시장은 앞서 지원금 지급 시기를 ‘6월 20일’로 못 박았었다. 이번 임시회는 이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통영시의회는 천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 8명, 민주당 4명, 무소속 1명 구성이라 실현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시의원 당선인들은 “새로 출범할 민선 9기 시정의 재정 계획권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무책임한 대못 박기”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들은 “선거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시의회가 선출된 순간, 임기 말 시장과 의회의 가장 큰 책무는 차기 시정이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재정과 행정 곳간을 온전히 인계하는 것”이라며 “낙선해 시민의 심판을 받은 현 시장이 자숙하기는커녕 치졸한 ‘임기 말 곳간 탕진 작전’을 강행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지원금은 정직하고 정당한 절차를 통해 지급돼야 한다”며 “민의를 온전히 반영한 민선 9기 시정이 공식 출범한 후, 새롭게 구성된 시의회와 함께 정당한 예산 심의와 조례 제정을 거쳐 투명하고 당당하게 지급하는 것이 행정의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러나는 권력이 시민의 자산을 정치적 판돈으로 삼아 탕진하려는 독선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기어이 곳간을 거덜 내고 떠나겠다는 오만을 꺾지 않는다면, 엄중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경고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에 당선된 강석주 전 시장이 당선증을 교부받고 있다. 부산일보DB
한편,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통영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강석주 전 시장은 총 3만 3626표(득표율 48.97%)를 얻어 당선증을 품었다.
현직 시장으로 재선에 도전했던 국민의힘 천영기 후보는 3만 3582표(48.90%)를 득표하며 막판 2위로 밀렸다.
전·현직 시장 재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번 선거는 개표 종반까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살얼음판 승부 끝에 단 44표, 0.07%포인트(P) 차로 승부 갈렸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 출범 이후 통영 최초의 민주계열 시장 탄생을 알렸지만 2022년 천영기 현 시장에게 1679표, 2.8%P 차로 석패했던 강 당선인은 이번 승리로 4년 만에 시정에 복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