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부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0대 부산시의회 개원식에서 전재수 부산시장이 강무길 시의회 의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의회가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 적용을 연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순장조 조례' 적용으로 산하 공공기관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부산시의 우려(부산일보 7월 16일 자 6면 보도)를 시의회가 받아들인 것이다. 시의회 의장단 구성과 전임 시장 역점사업 재검토 등을 둘러싸고 잇따라 충돌해온 시와 시의회가 민선 9기 출범 이후 첫 협치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의회 운영위원회는 27일 제338회 임시회 제2차 회의를 열고 김태효 의원(국민의힘·해운대3)이 발의한 '부산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 일부개정안'에 대한 심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개정안은 기존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공사 등 10개 기관장에 대해 실시하던 시의회 인사청문회를 벡스코, 아시아드CC, 부산문화재단,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영화의전당,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부산문화회관 등 7개 기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의회 차원의 인사 검증 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부산시는 조례가 이번 임시회에서 통과될 경우 즉시 효력이 발생해 인사청문 대상 기관이 10곳에서 17곳으로 늘어나면서 기관장 인선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새롭게 대상에 포함되는 7개 기관 가운데 벡스코와 아시아드CC를 제외한 5개 기관장은 현재 공석인 만큼, 청문 절차가 추가되면 인선이 늦어져 기관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의회에 어필했다.
반선호 대외협력보좌관 등 부산시 정무라인은 시의회와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조례 적용 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청했고,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여 개정안을 오는 9월 회기에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시의회 김재운 운영위원장은 “기관장 공백이 장기화되면 해당 기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시의회가 시의 안정적인 시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상생과 협치의 첫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부산문화재단,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영화의전당,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부산문화회관 등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5개 기관은 종전처럼 시의회 인사청문회 없이 기관장 인선이 진행될 전망이다. 오는 9월 회기에 개정안이 처리되면 임기가 올해 12월까지인 아시아드CC 사장부터 확대된 인사청문회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존 인사청문 대상인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공사 등 10개 기관은 종전과 같이 시의회 인사 검증 절차를 거친다.
한편 김태효 의원이 함께 발의한 정무부시장 임명예정자 정책간담회 운영 조례안은 일부 수정돼 이번 임시회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경제부시장에 내정된 오석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고문은 시의회와 정책간담회를 열어 정책 방향과 직무수행 계획, 주요 현안 대응 방안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다만 임명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인사청문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김 의원은 “추가 인사청문 대상 기관을 다시 검토하고, 이른바 ‘순장조 조례’에 대한 포괄적 논의까지 담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수정해 다시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