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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서 기적을 꿈꾸는 인구 16만 소국 퀴라소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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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라소의 코메넨시아가 15일 독일전에서 월드컵 사상 퀴라소의 첫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퀴라소의 코메넨시아가 15일 독일전에서 월드컵 사상 퀴라소의 첫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역대 월드컵 출전국 가운데 가장 작은 나라 퀴라소가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강호 독일에 패하며 월드컵을 시작했지만, 경기 초반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선보이며 세계 축구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퀴라소는 1-7로 독일에 패했다. 독일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펠릭스 은메차의 선취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월드컵에 새로운 역사를 쓰는 퀴라소는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1분, 스위스 취리히에서 활약 중인 리바노 코메넨시아의 골로 자신들의 월드컵 역사상 첫 유효 슈팅을 골로 연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반 중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월드컵 대이변을 퀴라소는 꿈꿨다. 하지만 전반 38분과 전반 50분 슐로터베크와 하베르츠에게 연속골을 먹고 후반에 4골을 더 실점하며 경기를 내줬다. 결과는 완패였지만 월드컵 첫 경기에서 첫 골을 만들었고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경기력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북중미 카리브해 남부에 위치한 섬나라 퀴라소는 인구 약 16만 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가장 인구가 적다. 2018년 대회의 아이슬란드(35만명)를 제치고 최소 인구 기록을 새로 썼다.

네덜란드 왕국의 자치국인 퀴라소는 2010년 네덜란드령 안틸레스가 해체되면서 자치권을 얻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퀴라소의 이름으로 본선행 티켓에 도전하다 12년 만에 본선 진출의 꿈을 이뤄냈다.

퀴라소는 북중미 월드컵 북중미 예선 조별리그 B조에서 3승3무(승점 12)의 무패 행진을 펼치며 조 1위로 당당히 역대 첫 본선행 티켓을 품었다. FIFA 랭킹 82위에 불과한 ‘월드컵 새내기’지만 결코 약체로 볼 수 없는 전력이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시를 비롯한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다.

여기에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에 사상 첫 월드컵 원정 승리를 안겼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팀을 이끈다. 78세인 아드보카트 감독은 역대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최고령 사령탑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퀴라소 사령탑에 부임해 북중미 예선 6경기 무패 행진을 달성하며 기적을 일궈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딸을 돌보기 위해 “가족은 축구보다 항상 우선이다”며 월드컵 진출 뒤 고국 네덜란드로 돌아갔지만 선수단이 직접 아드보카트의 복귀를 요청해 복귀할 정도로 선수단의 신뢰가 두텁다.

퀴라소는 열악한 재정 탓에 창문이 없는 스쿨버스를 연상하게 하는 버스를 이용해 경기장으로 향하고 있다. 독일, 에콰도르, 코트디부아르와 E조에 속한 퀴라소는 이번 대회 사상 첫 승, 사상 첫 32강이라는 반란을 꿈꾸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전이 끝난 뒤 “(경기 결과에)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며 “그저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대회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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