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대표를 뽑는 여야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의 ‘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후보를 막기 위한 ‘단일화’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두관 후보가 ‘불공정 경선 룰’을 지적하면서 또다른 신경전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한동훈 캠프 측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 한 후보 지지도가 과반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보다 2위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후보는 결선에 가지 않고 1차 경선에서 승리하는 ‘한판승’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 견제에 나섰다. 한 후보 캠프 여론조사 결과 내용이 보도되자,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나란히 선관위에 한 후보 캠프를 신고했다. ‘여론조사 불법 공표’라는 이유에서다. 원 후보 측은 “여론을 교란·왜곡하는 공작은 용납되어선 안 된다”고 강력한 제재를 요청했다.
최근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한 후보의 1위 기류가 굳어지면서 나 후보와 원 후보의 ‘단일화론’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나·원 후보는 각각 상대방에게 단일화를 종용하면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원 후보는 “나 후보가 저를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나 후보는 “거친 싸움보다는 (원 후보가)저를 도와주는 게 어떨까”라고 말했다. 양측 모두 마지막까지 단일화 선택지를 놓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선 단일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나·원 후보와 윤상현 후보의 지지도를 합쳐도 한 후보를 넘기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경선 전 단일화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 주자로 꼽히는 원 후보는 연일 한 후보를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김건희 여사 문자 의혹을 고리로 사천·여론조성팀 운영·김경율 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등을 쏟아내면서 이는 당내 계파 갈등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에 집권 여당 전대가 국민을 위한 정책 경쟁이 아닌,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패권 다툼 양상으로 흘러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울어진 운동장’격인 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에선 김두관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불공정 경선 룰’을 제기했다. 후보자의 정견 발표 이전에 권리당원 투표가 시작돼 이는 이 후보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것이다. 김 후보 캠프는 백왕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가장 반영 비율이 높은 권리당원 투표가 해당 지역 후보자 연설회가 진행될 즈음엔 대부분 끝난 상태가 된다”며 “왜 연설회를 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인천 권리당원들은 20일 오후 4시 시작하는 연설회를 듣기 전인 19일 사전투표를 시작해 이튿날 오후 6시까지 투표한다”며 “연설회를 듣지 않고 다수가 투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날 ‘이재명 일극 체제’ 비판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크다”며 “당심은 이 후보 한 명을 위해 똘똘 뭉쳐 있지만, 국민 여론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당 지지율 정체와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국민들이 기대를 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국민의힘과 엎치락뒤치락한다는 건 중도층이 많이 떠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