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현수교이자 산업화의 상징인 남해대교의 주탑을 직접 오르내릴 수 있는 체험이 첫선을 보인다.
17일 남해군에 따르면 3월 28일에서 29일까지 열리는 ‘꽃피는 남해’ 축제에서 남해대교 주탑을 오를 수 있는 ‘1973, 남해대교 체험’ 행사를 시범 운영한다. 남해대교 케이블웨이를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체험하는 국내 최초 ‘브릿지 클라이밍’이다.
참가자들은 40m 높이 주탑에서 노량 앞바다와 왕지벚꽃길이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하고, 남해대교 건설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길 수 있다.
남해대교 메인 케이블에는 교량을 점검하고 보수하는 노동자들의 통행 안전을 위해 설치된 교량 점검로가 있다. 대교 건설 당시에는 노동자들의 이동통로였다. 완공 이후에는 50년 간 점검·보수원들의 안전을 책임진 통로다. 체험 참가자들은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이 교량 점검로를 따라 주탑을 오르내리게 된다.
브릿지 클라이밍 체험은 28일과 29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오후 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가능하다.
코스는 단거리와 장거리 2개로 운영된다.
먼저 1코스는 남해대교 남해 방면에서 출발해 첫 번째 주탑에서 돌아 다시 남해 방면으로 돌아오는 단거리 코스다. 265m 길이의 40분 코스다. 1일 4회씩 총 8회 운영한다.
2코스는 남해대교 남해 방면에서 출발해 첫 번째 주탑을 지나 두 번째 주탑에서 남해 방면으로 돌아오는 장거리 코스다. 1100m 길이에 체험 시간은 80분이다. 1일 1회씩 총 2회 체험할 수 있다. 1, 2코스 모두 체험료는 무료다.
남해군 관계자는 “지난 50년 동안 남해의 관문 역할을 한 남해대교를 건설하고 지켜 온 건설 노동자들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기획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1973년 6월 완공된 남해대교는 당시 국내 최초 현수교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주탑 간 거리 404m)를 자랑했다.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과 함께 산업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남해대교는 지역민들의 한을 풀어준 고마운 다리다. 남해대교가 생기면서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오가기 시작했고, 특산품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남해 경제가 활성화됐다.
지난 2018년 인근에 노량대교가 개통하면서 남해대교의 교량 역할은 크게 줄었지만, 대신 2023년 개통 50주년을 기점으로 관광 자원화 사업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번 ‘1973, 남해대교 체험’ 역시 관광 자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남해군은 이번 시범 운영을 마친 뒤 체험 참가자 반응과 의견 등을 수렴해 미비한 점을 개선한다. 이후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벤트 형태로 ‘1973, 남해대교 체험’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체험 운영을 앞두고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신체에 문제가 있거나 복장이 부적합하면 체험에 참여할 수 없다. 이번에는 40명 정도만 체험을 진행하지만 향후 반응에 따라 인원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