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단위로 뉴스·정보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허위 왜곡 콘텐츠’도 횡행합니다. 어지럽고 어렵고 갑갑한 세상. 동양 최고 고전인 ‘주역’으로 한 주를 여는 지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주역을 시로 풀어낸 김재형 선생이 한 주의 ‘일용할 통찰’을 제시합니다. [편집자 주]
저는 2020년부터 매년 올해의 주역 괘를 발표해 왔습니다.
연말 연초에 흔히 보는 일반적인 주역 이야기는 ‘새해 운세’ ‘국운’ 전망 이런 방식으로 발표되는데 저는 우리 내면 의식의 세계를 주역 괘로 읽어 왔습니다. 새해에 어떤 마음의 변화가 일어날지를 주역을 통해 보는 겁니다. 이는 좋고 나쁨이나 길흉의 문제를 읽는 건 아닙니다.
2025년을 읽을 때 풍수환(風水渙) 괘에서 6효의 환기혈(渙其血)을 핵심 개념어로 봤습니다. 6효에는 渙其血 去逖出(환기혈 거적출)이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 ‘적(逖)’이라는 말은 우리 안에 잠재된 두려움과 부정적인 의식입니다.
새로운 피가 몸을 돌기 시작하고 오래된 두려움이 사라지는 걸 주역 저자가 읽었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쿠팡 기업의 여러 모순이 공개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쿠팡 정도의 기업은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어서 여러 가지 불편으로 인해 쉽게 다룰 수 없고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두려움을 넘어서고 용기를 가진 시민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내란을 이겼는데 쿠팡 정도는 문제가 아니지.’
이런 자신감은 ‘탈팡’ 운동을 일으켰습니다.
2025년은 국민주권정부의 탄생까지 내란에 대응해야 했고, 그 이후에도 여전히 내란 청산이라는 과제를 가지고도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풍수환(風水渙)의 새로운 바람과 새로운 물결이 사회 전체에 넘쳐흘렀습니다.
2026년은 주역 17번 괘인 택뢰수(澤雷隨)를 읽습니다.
수괘(隨卦)는 ‘믿음을 가지고 새로운 길을 걷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수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강한 내면 의식의 변화를 만나게 됩니다. 주로 영적인 각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 영적 의식의 도약이라는 경험을 주기적으로 합니다. 2026년에 많은 사람에게 영적 의식의 도약이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케데헌의 ‘골든’ 가사처럼,
we're goin' up, up, up.
우리의 시간 눈부셔 너와 나 지금.
찬란한 우리의 골든. oh.
up, up, up with our voice.
영원히 깨질 수 없는 찬란한 우리의 골든
oh. 숨지 않아 나는 빛나
있는 그대로 두려움 없는 바로 지금
있는 그대로
골든은 70년대의 상징적인 노래였던 존 레넌의 ‘이매진’처럼 이후에 살아갈 모든 인류의 의식에 영적 도약의 노래로 자리 잡게 될 겁니다.
수괘는 영적 도약의 순간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剛來而下柔 動而說 隨.
강래이하유 동이열 수.
내가 다 이해할 수 없는 강(剛)한 힘이 나의 깊은 곳을 건드려 새로운 감각이 유연(柔軟)하게 움직인다. 새로운 마음이 움직이며 기쁨이 솟아난다.
2026년은 내란 청산의 과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우리 사회에는 여러 곳에서 열린 공간이 생길 겁니다. 그 공간 속에서 각자의 빛을 실현하고 내면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시게 될 겁니다.
‘2026년을 수괘로 읽으며.’ 김재형 제공
17. 택뢰수(澤雷隨)
隨 元亨利貞 无咎.
수 원형이정 무구.
하늘이 주신 은총으로 새로운 삶을 이해하고 그 길을 따른다.
彖曰 隨 剛來而下柔 動而說 隨. 大亨 貞 无咎 而天下隨時. 隨時之義 大矣哉.
단왈 수 강래이하유 동이열 수. 대형 정 무구 이천하수시. 수시지의 대의재.
내가 다 이해할 수 없는 강(剛)한 힘이 나의 깊은 곳을 건드려 새로운 감각이 유연(柔軟)하게 움직인다. 새로운 마음이 움직이며 기쁨이 솟아난다. 나에게 새 마음이 자라나 새 길을 따른다. 지금은 새 마음을 따라 새 길을 걸어야 할 시간. 수(隨)의 시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3. 六三 係丈夫 失小子 隨有求得 利居貞.
육삼 계장부 실소자 수유구득 이거정.
象曰 係丈夫 志舍下也.
상왈 계장부 지사하야.
어른을 따르고 아이를 잃는다. 어른을 따른다는 것은 낮은 의식을 버리고, 정말 내가 따라야 할 마음 안에 머무는 것이다.
5. 九五 孚于嘉 吉.
구오 부우가 길.
象曰 孚于嘉吉 位正中也.
상왈 부우가길 위중정야.
나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하늘님을 모시고 살았다. 그 길을 걸을 때 행복했다.
빛살 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