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부산공장과 부산 센텀2지구 조성 예정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풍산그룹 류진 회장. 한경협 제공
풍산그룹이 해운대구 부산공장의 기장군 이전 사업에 전면 나섰다. 이전 예정지인 장안읍 오리2일반산업단지의 사업시행자를 기존 특수목적법인(SPC)에서 풍산으로 변경해 달라고 부산시에 공식 요청한 것이다. 풍산 부산공장의 이전 절차가 가시화하면서 ‘부산형 판교 테크노밸리’를 표방하는 센텀2지구 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20일 부산시와 풍산에 따르면 풍산은 지난달 말 시에 오리2일반산단 사업자 변경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존에는 주민 수용성 등의 문제로 SPC가 산단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였지만, 풍산이 이를 직접 개발하기 위해 사업자 명의를 변경하는 절차에 나선 것이다. 그만큼 풍산이 이전 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풍산 측은 “시가 제시한 기장군 부지가 이전지로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산단 개발 계획을 직접 수립해 진행하기 위해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는 관련 서류 검토를 마친 뒤 지난 6일 국토교통부에 산단 지정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빠르면 9월 산단의 사업 시행자가 풍산으로 바뀌었다는 변경안이 고시된다. 기존 사업 시행자를 실수요 기업으로 변경하는 절차인만큼 변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그간 이전 사업 전면에 나서지 않던 풍산도 최근 류진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부산공장 이전을 언급하는 등 사업 추진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류 회장은 한국경제인협회 간담회에서 “토지 문제도 있고 지방선거 이후 지자체장이 바뀌면서 새롭게 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면서도 “부산 사업장은 옮겨야 하고 조만간 청사진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와 풍산은 2021년 부산공장을 기장군 일광읍으로 이전하려다 주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수년간 강서구와 기장군 일대에서 대체부지를 찾다가 장안읍을 새 이전 후보지로 확정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전이 시작되면 오는 2031년까지 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풍산 부산공장 이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 핵심 사업인 센텀2지구 개발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공장은 센텀2지구 부지 중 절반이 넘는 102만㎡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장 이전은 센텀2지구 사업의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로 꼽혀왔다.
풍산 부산공장 이전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수년째 답보 중이던 센텀2지구 개발도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시가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해 추진하는 첨단산업단지 조성도 전환점을 맞게 되는 셈이다.
시는 기장군 일원에서 주민 설명회를 열고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등 수용성 문제 해결에 나설 방침이다.
과거 토양 오염 논란이 됐던 시안(CN) 계열 물질은 이전 예정 공장의 생산공정과 관련이 없으며, 폭약 규모도 원자력안전위원회 협의 의무 기준인 5000t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두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우려까지 나오는데 해당 공장은 군사시설이 아닌 방위산업체이기 때문에 기우에 불과하다”며 “안전성 문제 등은 산단 승인 과정에서 별도의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풍산은 사업자 변경이 이뤄지고 난 후 수용성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