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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원픽] 난관 인정하되 압도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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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더독의 반란을 좋아한다. 강자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약자의 승리는 짜릿한 쾌감과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책 표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당연하게 받아들인 강자와 약자의 구분부터 되묻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익숙한 다윗의 이야기를 뒤집어 보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를 기적적인 승리로만 보지 않는다. 골리앗의 거대한 체구와 무장은 이스라엘 병사들에게 공포였다. 그러나 다윗은 칼과 창을 들고 맞붙는 대신 양치기로서 익힌 돌팔매를 택했다. 근접전에서는 위협적인 골리앗도 멀리서 날아오는 돌 앞에서는 취약했다. 그가 강점이라 믿었던 무거운 갑옷과 육중한 몸은 오히려 치명적인 약점이 됐다. 다윗은 강자의 규칙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싸움을 만들었다.

책에 등장하는 골드만삭스 사장 게리 콘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난독증으로 학교생활에서 거듭 좌절했던 그는 실패를 견디는 법을 배웠다. 저자는 그 경험이 남들이 주저하는 기회에 과감히 도전하는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한다. 이른바 ‘바람직한 어려움’이다. 약점을 감당하며 기른 능력이 뜻밖의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짓누르던 업무도 돌아보게 됐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그 문제가 실체를 넘어 우리를 압도하는 경우가 많다. 부담스러운 현실은 그대로였지만, 그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틈이 생겼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만큼 벽이 높은지, 내가 가진 강점으로 달리 접근할 길은 없는지 생각하게 됐다.

강대국 사이에서 앞날을 걱정하는 우리 사회에도, 현실의 높은 문턱 앞에 선 청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황을 대하는 태도다. 어려움을 인정하되 압도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다면 약자에게도 승리의 가능성은 있다. 우리의 잠재력은 결코 작지 않다.

신창호 부산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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