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컨테이너선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섰던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가 11일 오전 8시께 부산항 자성대부두로 입항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lwj@
대한민국 최초의 북동항로 컨테이너 선박 시범운항에 나섰던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가 11일 이른 아침 부산항에 도착했다. 지난 8월 22일 부산항 신항을 출항한지 50일 만이다.
11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팬스타 아크로호는 당초 12일께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결빙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감안해 북극해 구간에서 속도를 내면서 이보다 하루 앞선 이날 오전 8시 24분께 부산항 북항 자성대부두에 접안했다.
지난 8월 22일 부산항 신항을 출항한 팬스타 아크로호는 이어 31일 북극해에 진입해 축치해, 동시베리아해, 랍테프해, 카라해, 바렌츠해를 거쳐 21일 만인 지난달 12일 유럽 첫 기항지인 영국 펠릭스토우항에 도착했다. 이어 최종 목적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13일), 폴란드 그단스크항(18일)에 차례로 내린 뒤 이튿날인 19일 다시 그단스크항을 출항해 부산으로 향했으며, 중간 기항 없이 운항해 지난 2일 북극해를 통과, 11일 무사히 귀항했다.
2758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인 팬스타 아크로호는 출항 당시 화학제품, 중고차, 자동차부품 등 수출 화물 737TEU와 공(空)컨테이너 837TEU를 싣고 떠나 기항지에서 하역과 선적 작업을 했다. 귀항 때는 화주 소유의 공 컨테이너가 실렸다.
부산~로테르담의 거리는 약 1만 3000km이며, 북극해 운항 거리는 약 6400km다. 전체 운항 기간은 당초 45일가량을 목표로 해 이달 5일 부산항 입항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6일 늦은 11일 도착했다. 특히 이 중 20여 일에 해당하는 북극해 운항에서 팬스타 아크로호는 거대한 유빙과 극한의 강풍, 밀집된 해빙을 피하는 등 안전 운항에 주력했으며, 덕분에 별다른 사고 없이 예정된 일정에 거의 맞춰 도착했다.
더욱이 여름철에도 수온과 기온이 낮고 해빙의 위치와 밀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북극해의 극한 기상 환경을 고려하면 승선했던 선장, 1등항해사, 기관장 등 승무원 20여 명의 노고가 매우 컸다. 실제로 지난달 12일 영국 펠릭스토우항에서 만난 서명원 선장 등은 축치해에서 유빙에 둘러싸여 엔진을 끄고 조류에 밀려다녔던 일과 랍테프해에서 강풍 탓에 방향타를 조작해도 나아갈 수 없었던 경험, 빌키츠키해협에서 빙산 파편을 만나 고생했던 일화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갑판에 올라오지 못하고 선박 내부 생활을 해야 하는 데다 시차의 변동으로 극심한 피로까지 가중됐다.
이번 시범운항으로 팬스타 아크로호는 편도 22일, 왕복 50일로 운항 일수 단축을 입증했다. 같은 구간 수에즈 운하 항로를 이용할 경우 편도 30~34일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편도 10일 안팎의 단축 효과를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실제 화물을 운송함으로써 북동항로의 기술·환경·상업적 활용 가능성과 화주·물류 기업의 이용 수요 등을 확인하는 최종적인 성패에 대한 판단은 향후 수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해수부는 앞으로 이번 시범운항의 총 비용과 연료 소모량 등 경제성 부문과 컨테이너 선박의 운항 정시성,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팬스타 아크로호의 입항 이틀 뒤인 오는 13일 오후 3시 부산항 자성대부두에서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환영식’을 개최한다. 출항 당시 행사가 없었던 것과 달리,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완수한 데 대한 축하와 격려를 전달하기 위해 정부와 부산시, 정·재계, 업계 관계자들이 이날 다수 참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