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지난 8월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민우 윤리위원장 사퇴와 윤리위 재구성, 한동훈 의원에 대한 제명 징계 철회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같은 당 김태규 의원을 겨냥해 비판에 나섰다.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은 조 의원의 행보를 두고 민주당 입당 포석이라는 관측과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중도 이미지 강화 행보라는 해석이 엇갈린다.
조 의원은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의원이 최근 노 전 대통령과 가족의 금품 수수 의혹을 다시 거론한 데 대해 “정치인들이 넘어서서는 안 되는 영역까지 건드리는 것은 옳지 않다. 인간적인 영역까지 건드는 것은 참정치인의 모습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태규 의원의 ‘부엉이바위’ 발언도 직격했다. 조 의원은 “그분 개인을 탓하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한 표현이 매우 금도를 넘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정책은 비판할 수 있지만 죽음까지 조롱하거나 거친 표현을 동원하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도 아니고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법제사법위원회 국감 도중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장소를 빗대 “우리 ‘부엉이바위의 진실’이나 하나 만듭시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날 발언은 지난 9일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조 의원은 참배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거친 말과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난무하고, 정치가 지켜야 할 예의와 금도마저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에 유독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입당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 의원은 1988년 총선 때 부산에 출마한 노무현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해 민주당 계열에서 3선을 한 뒤 2016년 새누리당으로 옮겼다. 지난 8월에는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민주당에 같은 당 박덕흠 후보 낙선을 종용했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 징계를 받아, 현 상태로는 2028년 총선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기 어렵다.
하지만 조 의원은 이날 “지금 민주당은 매력적인 정당이 아니다”라며 복당설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조 의원 입당 관련 논의가 없다”며 말했다.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 기초의원들은 참배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의 민주당 복당을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 반대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참배와 관련해 “개별 의원의 활동에 대해서 당에서 일일이 입장을 내지 않는다”면서도 “조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은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의원이 당장 입당을 노리기보다 여당 내분과 야당 분열 속에 정계개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통합’과 ‘중도’ 이미지를 쌓으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통합’을 화두로 조만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찾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