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이 13일 정부대전청사 지식재산처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K조선업이 오랜 호황기를 누리고 있으나 국책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 지원이 대형 조선 3사에 99% 이상 편중돼 있어 중소형 조선소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의원(창원 성산구)은 지난 12일 열린 산업통상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중국이 올해 9월까지 누적 수주량의 76%를 싹쓸이하며 독주하는 상황”이라며 “K조선의 튼튼한 허리 역할을 해야 할 중소형 조선소들이 수주 계약을 맺고도 RG 문턱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허 의원이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한국수출입은행(수은)과 KDB산업은행(산은)이 발급한 RG 총 49조 1583억 원 중 99.2%에 달하는 48조 7659억 원이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대형 조선 3사에 집중됐다. 반면 중소형 조선사에 지원된 금액은 수출입은행 3738억 원(0.76%), 산업은행 186억 원(0.04%) 등 총 3924억 원(0.80%)에 그쳤다.
시중은행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은 최근 5년간 총 12조 944억 원 중 98.4%(11조 9000억 원)를 대형 조선사에 몰아줬으며, 중소형사 지원 비율은 1.6%(1944억 원)에 불과했다.
산업부는 지난 9월 내년 중소형 조선사를 대상으로 1조 원 규모의 RG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장의 실질적인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허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무보 RG 특례 출연금은 900억 원이다. 통상 운용배수(5배)를 적용하면 신규 보증 여력은 4500억 원 수준에 머문다. 올해 RG 잔여 한도 1734억 원 역시 이미 특정 중형사 심사에 묶여 있어 실질 잔여액은 70억 원 미만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조선업계 결제 방식이 선수금을 초반에 집중해 받는 ‘탑헤비(Top-heavy)’ 구조로 전환되면서 소형사의 경우 수주액의 50%에서 최대 70%에 달하는 RG 한도가 필수적이다.
무보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7년 중소형 조선사의 예상 수주액은 4조 3000억 원에 달해 최소 2조 1500억 원 규모의 RG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소형 조선소가 무너지면 엔진, 블록, 정밀 기자재 등 지역 조선 기자재 생태계 전체가 연쇄 도산 위기에 직면하는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허 의원은 △내년도 RG 특례 ‘1조 원 공급 대책’의 구체적 재원 조달 및 집행 계획 △현행 RG 심사 체계를 대형-중소형에서 대형-중형-소형 3단계로 세분화 △소형 조선사 전용 트랙 신설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허 의원은 “확실한 흑자 일감을 확보하고도 금융 문턱에 막혀 좌초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이 실효성 있는 맞춤형 금융 안전망을 즉각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