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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 입증된 북극항로, 남은 건 경제성 확보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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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대강당에서 열린 북극항로 시범운항 환영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범운항 유공자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3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대강당에서 열린 북극항로 시범운항 환영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범운항 유공자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3일 부산을 방문해 북극항로 시범운항 환영식과 HMM 부산 본사 제막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은 “부산을 북극항로 거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의 기능 강화와 함께 해양 클러스터(집적)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북극항로 왕복 시범운항 성공과 해운기업의 부산 이전을 통한 해양수도권 구축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는 지난 8월 22일 오후 9시께 부산신항을 출항해 북동항로를 거쳐 20일 5시간 만에 영국 펠릭스토우에 도착했다. 이후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폴란드 그단스크를 차례로 기항한 뒤, 다시 북동항로를 통해 지난 11일 오전 8시 24분께 부산항으로 돌아왔다. 우리 선사의 컨테이너선이 북극항로를 이용해 우리나라와 유럽을 왕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범운항은 불확실한 극지 환경과 국제 정세 속에서도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실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을 선적한 선박으로 북극항로의 기술·환경·상업적 가능성을 확인하고, 우리 해상 물류망의 새로운 선택지를 마련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해수부는 내년에도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나서는 등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선박 종류를 다양화하고 운항 횟수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지만 운항 경제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과 회의론이 뒤따른다. 실제로 이번 시범운항에서 팬스타 아크로호는 유럽행 출항 때 화학제품, 중고차, 자동차 부품 등 수출화물 737TEU를 싣고 갔으나, 부산으로 돌아오는 귀항 때는 1743TEU의 공컨테이너만 싣고 왔다. 동아시아가 유럽에서 수입하는 화물 영업이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미다.

변동성이 큰 극지 기상 여건도 불안 요소다. 북극 해빙 면적이 줄었다 하더라도 현재는 길어야 하절기 4∼5개월만 운항할 수 있다. 혹한의 강풍과 유빙·조류의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선박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 구조와 장비 수리 등을 지원해줄 인프라도 열악하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선박 보험 비용이 많이 들어 운항거리 단축에 따른 연료 비용 절감 효과를 되레 떨어트릴 수도 있다. 수심이 얕아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운항이 불가능한 북극해의 한계 탓에 화물 운송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런 사정을 해운선사들이 더 잘 알기에 북극항로 상업화는 시기 상조라는 분위기 또한 지배적이다.

외교 문제도 변수다. 러시아 연안을 따라 이동해야 하는 북동항로의 경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유럽 서방 진영의 대러 제재는 북극항로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번 시범운항 준비 과정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의 이해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HMM ‘부산 본사’도 이날부터 업무를 개시하지만 진정한 ‘부산 시대’가 본격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부산 업무 개시라는 상징성이 크지만 기존 부산영업본부에서 근무해 온 직원 90여 명을 포함한 120여 명이 우선 입주하는 데 그쳤다. 서울 여의도 사무소 인력이 800여 명 수준이고 기획과 영업 등 핵심 부서는 서울에 남았다. 서울 인력의 부산 이동은 신사옥 건립 때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에 대해 노사가 협의 중이다.

HMM에 앞서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 올해 상반기 부산으로 본사를 옮겼고, 흥아해운은 지난 7월 연내 이전 완료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들 4개 해운기업 외에는 추가 이전 흐름이 전무하다.

업계는 해양수산 분야 민간기업 부산 이전을 위한 인센티브 마련보다 실질적으로 이들 기업이 부산으로 거점을 옮길 때 얻을 수 있는 경영 성과를 강조하고,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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