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부터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며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금투세를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그동안 당내에서는 주식시장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유예 혹은 폐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대표도 지난 8월 전당대회 기간에 사견을 전제로 금투세 시행 유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여권, 특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금투세 폐지 압박 속에 민주당은 당내 격렬한 찬반 논쟁을 이어왔고, 결국 이 대표가 폐지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당 대표 연임 후 차기 대권을 겨냥해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들고 외연 확장에 나선 이 대표가 ‘뜨거운 감자’였던 금투세 문제를 두고 또 한번 ‘우클릭’을 한 것으로 해석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금투세 폐지 입장을 환영하면서 이달 중 법 개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 폐지는 국민의힘이 여름부터 굉장히 강조하며 집요하게 주장해 온 민생 정책 중 하나”라며 “이것으로 끝나면 안 되고 자본시장 밸류업(가치 제고)을 하고 투자자를 국내시장으로 유인할 다각적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별도의 입장문을 내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 “11월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를 처리하도록 야당과 즉시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