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이 본격적인 김장철에 접어들자 유통가의 절임배추 수급이 빠듯해지고 있다.
부산의 한 대형마트는 요즘 매일 절임배추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약해둔 물량조차 제때 들어오지 않아 당일 저녁에야 겨우 도착하는 날이 있을 만큼 공급이 빡빡하고, 상시 판매하는 일반 판매분은 사실상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남 산지와 선계약으로 행사 물량을 확보한 또 다른 대형마트의 공급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오히려 수급난 소식이 퍼지면서 절임배추를 찾는 고객이 더 몰려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 관계자 역시 “절임배추 전반의 수급 여건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절임배추 수급이 빠듯해진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상 배추 생산량은 늘었지만 가을장마와 고온으로 속이 제대로 차지 않은 배추가 많아 절임 가공이 가능한 ‘상품성 있는 배추’는 오히려 감소했다. 여기에 날씨 탓에 수도권·중부권 김장 시기가 11월 말~12월 초로 밀리며 영남권 김장 시기와 겹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많은 가정이 절임배추를 선택하는 김장 트렌드 역시 수요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
온라인몰에서도 절임배추 일부 상품의 배송 지연·조기 품절 안내가 잇따르며 발송 예정일이 변경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는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수도권 김장이 마무리되는 12월 중순 이후부터 절임배추 공급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