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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튀어나온 오토바이도 미리 알았다는 듯이 [전 세계 달리는 자율주행 택시]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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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AI사의 7세대 택시 아크폭스 외관(위). 취재진이 탑승한 포니AI사의 7세대 택시 아크폭스가 현지 마취아오 시장을 주행하는 모습. 불법 주정차 차량과 자전거가 뒤섞인 좁은 2차로 도로에서 능숙하게 주행했다. 포니AI사의 7세대 택시 아크폭스 외관(위). 취재진이 탑승한 포니AI사의 7세대 택시 아크폭스가 현지 마취아오 시장을 주행하는 모습. 불법 주정차 차량과 자전거가 뒤섞인 좁은 2차로 도로에서 능숙하게 주행했다.

미국, 중국 등 기술 선진국의 도로에서 자율주행 택시는 인파가 몰리는 골목길, 교차로에서 일반 차량과 뒤섞여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최근 정부의 2027년 자율주행 택시 도입 기조에 따라 택시업계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도시’로의 교통 대전환 논의가 시작됐다.

■급정거 차량에 ‘빵’

지난달 25일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남쪽으로 차로 40여 분. 자동차·로봇·AI기업이 밀집한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역 입구에 도착하자 차량 위에 각종 센서, 카메라를 부착한 택시들이 도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중국 AI 기업인 포니AI사의 7세대 모델 아크폭스 차량에 탑승했다. 포니AI사는 2021년 이후 300대의 자율주행 택시를 이좡 구역에서 운행 중이다. 8일 기준 누적 주행 거리는 3만 7000km에 달한다. 아크폭스는 자율주행 레벨4 수준으로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다.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 14대와 레이저를 쏴 3D 공간을 탐지하는 9개 라이다(Lidar)가 반경 600m 도로 상황을 인지해 주행한다.

취재진은 포니AI사의 베이징 지사를 출발해 이좡 구역 번화가인 마쥐챠오 시장 일대 17km 구간을 20분간 달렸다. 실시간 3D 지도가 차량 예상 동선과 차량의 진행 경로를 안내했다. 운전석은 핸들만 돌아갈 뿐 텅 비어 있었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을 연상케 하는 왕복 2차로 좁은 도로인 마쥐차오 시장 초입에 진입하자 보행자, 전기자전거, 불법 주정차 차량이 도로에 뒤엉켰다.

건물 사이에서 갑자기 오토바이가 튀어나오는 아찔한 순간. 화면엔 오토바이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순간 차량이 ‘살짝 멈추며 기다리는’ 동작을 취했다. 사람이었다면 놀라서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장면이다. 하지만 차량은 오토바이를 미리 감지한 듯 거의 요동이 없었다.

중국의 도로는 공유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 이륜 교통수단으로 번잡하기 그지없었지만 갑작스럽게 도로에서 역주행해 오는 자전거도 미리 감지하고 속도를 줄였다. 앞서가던 다른 택시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급정거하자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운전자가 없는데 괜찮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은 탑승 5분이 지나고 감탄으로 변했다. 이좡 구역에서만 300대의 차량이 앱 호출 방식으로 유료 운행 중이다. 택시 요금은 일반 택시와 큰 차이가 없다. 차량당 하루 평균 18회의 승차 횟수를 기록할 만큼 시민들의 삶에 녹아 있다.

자율주행 택시는 차량에 탑재된 라이다와 카메라로 360도 사방을 감지하고 운행한다. 혹여나 있을 사고에 대비해 별도의 관제실에서는 차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차량 컨트롤은 자동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대부분의 자율주행 차량 개발 회사들은 관제 시스템을 이용해 차량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개인 차량에 자율주행이 도입되기 이전에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가 실현 가능성이 높다.

포니AI 관계자는 “능숙한 운전자가 운전하는 차량보다 자율주행 택시가 10배 이상 안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좡 지역에 2021년 도입 당시 자율주행 택시 전용 승차장이 설치됐지만 자율주행 택시가 고객 호출 지역까지 정교하게 도착해 승차장이 아닌 곳에서도 탑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달릴까

국내에서는 전국적으로 부산 법인 택시업계가 자율주행 택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최근 경영난과 택시 기사 수급의 어려움 속에서 부산시, 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춘 포니링크사 등과 도입 논의에 나선 것도 부산 택시부터 선제적으로 자율주행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부산법인택시조합은 이미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중인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강서구 에코델타시티를 운행 특구 지역으로 지정해 부산이 자율주행 택시 운행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국내에서는 서울 강남구에서 심야 시간 승객을 태운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 중이다.

국내 도로교통법상 차량에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것은 불법이다. 자율주행 택시가 국내에 본격 도입된다면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의 자율주행을 시작으로 법 개정 등을 통해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에 자율주행 택시 도입을 위해서는 국내 관제 센터 설립 등을 통해 차량 안전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조합은 선진국 사례처럼 관제 센터 설립·운영의 주체로 조합이 역할을 해 운행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부산법인택시조합 장성호 이사장은 “조합 차원에서 TF를 발족하고 자율주행 택시 도입 논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다”며 “정부 차원에서 부산을 자율주행 택시 테스트 베드로 지정하고 운행 실적을 쌓아서 세계적 흐름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글·사진=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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