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이동형액화암모니아표준용기 개발 등이 포함된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 실증 사업을 지난 9월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이 단순히 수소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차원을 넘어, 전 세계의 우수한 수소 기술과 인재, 자본이 부산으로 흘러들어와 교류하는 ‘인바운드 수소경제’ 시대를 준비한다. 인바운드 수소경제란 수소산업 생태계 내에서 수소의 생산 및 공급망 관리와 관련된 정보 및 기술을 통합하는 시스템을 이야기한다.
부산시는 오는 22일 해운대 웨스틴조선 부산 그랜드볼룸에서 ‘부산 인바운드 글로벌 수소경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부산이 글로벌 수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국경을 초월한 비즈니스 협력망을 구축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첫발을 떼는 자리다.
■글로벌 수소 기업들 부산으로
시는 이번 심포지엄을 기점으로 유럽의 수소 허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호주 ‘시드니’, 동북아의 물류·산업 거점 ‘부산’을 연결하는 글로벌 수소 3각 축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전 세계 수소 산업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과 인재들이 부산에 모여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을 실증하고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부산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인바운드 부산, 수소경제 플랫폼’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심포지엄에는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경제진흥원, 부산라이즈혁신원이 공동으로 주최·주관에 나선다.
행사 당일에는 국내외 수소 관련 기업 100개 사, 대학 및 연구기관 20곳, 전문가 80여 명 등 총 200여 명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부산에 집결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남부발전, 동아대, 두산퓨얼셀, 롯데정밀화학, 파나시아, 한라IMS, SB선보 등 국내 주요 학계, 기관, 기업뿐만 아니라 스트롬(네덜란드), 하이브(남아공), 아쿠아파워(사우디), 젠타리(말레이), 프로스타캐피탈(미국) 등 글로벌 수소산업 관련업체,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영국 리버풀대학교 등 해외 학계에서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공동 선언식’도 진행된다. 참여 기관들은 이날 인바운드 부산 글로벌 수소경제 플랫폼 구축을 선언하며 국제적인 협력을 공식화한다. 이어지는 기조연설에서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수소 산업의 위상과 부산의 역할을 조명한다.
세션 구성도 탄탄하다. 제1세션에서는 글로벌 수소산업의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제2세션에서는 수소 항만 등 부산만의 인프라와 산학 연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 제3세션은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이 직접 기술과 비전을 발표하는 피칭 세션으로 꾸며져 실질적인 투자와 협력의 기회를 모색한다.
23일에는 현장을 확인하는 ‘산업 시찰’이 진행된다. 국내외 관계자들은 수소선박기술센터 등을 차례로 방문하며 부산의 수소 생태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부산의 수소산업 어떻게 변하나
부산이 ‘인바운드 플랫폼’을 자신하는 이유는 탄탄하게 기반을 갖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9월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 실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17개 기업이 참여해 선박용 암모니아 연료전지와 벙커링 시스템의 안전성을 세계 최초 수준으로 검증했고, 이는 신규 고용 331명, 투자 유치 1100억 원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또한 에코델타시티 국가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선정돼 시민 실생활에 수소 사업 적용이 가능하고, 수소 기반 친환경 에너지 활용이 가능한 항만이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항만을 기반으로 한 기자재, 부품 기업들이 집적돼 있으며 대학도 많다.
여기에 미래 먹거리를 위한 프로젝트가 더해진다. 시는 2030년까지 미음·녹산산단과 우암 클러스터를 잇는 ‘수소엔진 특화단지’를 조성, 조선기자재산업을 고부가가치 수소엔진산업으로 탈바꿈시킨다. 또 부산시가 추진 중인 2조 3000억 원이 투입되는 ‘무탄소에너지(CFE) 인수기지’ 조성 사업은 부산 신항을 글로벌 에너지 허브로 도약시킬 핵심 키로 평가된다. 2032년까지 대규모 암모니아 터미널과 수소전기 복합발전소가 들어서면, 부산은 해외 청정 수소를 받아들이고 선박에 공급하는 동북아 에너지 물류의 심장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 체감형 정책도 병행된다. 2026년까지 수소전기차 3056대(버스 105대 포함)를 보급하고, 충전소를 30기까지 늘려 ‘수소 도시 부산’의 면모를 갖춘다.
부산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심포지엄은 부산이 세계적인 수소 산업 기착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