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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에선 통했는데, 거실 문턱 못 넘는 스타링크 [비즈앤피플]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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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홈페이지 캡처 스타링크 홈페이지 캡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해운업계와 항공업계 등 기존의 통신 사각지역에선 스타링크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가정·개인용 통신 서비스 시장에선 여전히 존재감이 미미하다. 스타링크의 국내 시장 영향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쟁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최저 6만 4000원의 요금제

미국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는 지난해 12월 4일 한국 서비스를 공식 시작했다. 스타링크 서비스 요금제는 개인용과 비즈니스(기업)용, 고정형과 이동형으로 구분된다. 개인용의 경우 주거용(고정형)과 로밍(이동형, 해외사용 가능)으로 구분되며 주거용은 저가 서비스인 ‘라이트’도 있다. 월 6만 4000원 요금제인 주거용 라이트의 경우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 저속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스타링크의 설명이다. 주거용 일반 서비스 이용료는 월 8만 7000원이다.

고정형인 주거용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주행 중 스타링크 사용’이 제한된다. 스타링크는 “대한민국 내에서는 육상에서의 주행 중 스타링크 사용이 허용되지 않으며, 해상에서의 주행 중 사용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스타링크 가정용 서비스의 주행중 사용 금지는 대한민국과 일본,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에 적용된 조치다.

로밍 서비스의 경우 ‘이동 중 사용’이 가능하고 ‘15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서비스가 제공된다. 로밍형은 100GB와 무제한 데이터로 나뉘며 100GB는 월 7만 2000원, 무제한 데이터는 월 14만 4000원이다. 비즈니스(기업)용 서비스 역시 고정형(로컬 프라이어리티), 이동형(글로벌 프라이어리티)으로 구분되며 월 9만 원에서 341만 8000원까지 다양한 요금제가 있다.


5G 절반 이하인 스타링크 속도

스타링크는 대한민국에서 다운로드 속도가 ‘24Mbps에서 150Mbps 이상’이라고 공지하고 있다. 이는 “실제 사용자 데이터 중 20~80% 구간의 값만을 반영한 수치로 현지 사용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주거용 플랜에 대한 육상 통신속도 측정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스타링크가 ‘보장하는 최저 속도’는 이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 주거용의 경우 요금제 설명 자료에 최저 보장 속도가 표시되지 않았고 비즈니스용의 경우 최대 1Mbps의 다운로드 속도와 0.5Mbps의 업로드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가 제공된다며 서비스 수준 계약 포함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용 요금제는 네트워크에서 우선순위가 부여된 데이터(Priority Data)를 할당받아 혼잡 시간대에도 안정적인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의 다운로드 속도는 국내 5G 서비스 평균 다운로드 속도의 절반 이하다.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국내 통신 3사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973.5Mbps에 달한다. 속도는 낮고 이동 사용이 불가능한 스타링크 가정용 서비스에 대해선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통신사와 다른 약관

스타링크의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국내 통신사들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 스타링크는 ‘서비스 플랜, 요금, 본약관, 키트 버전 및 스타링크 제품 사양을 수시로 변경하거나 제공을 중단할 수 있다’고 이용약관에 명시했다. 중대한 변경 사항이 발효되기 최소 1개월 전에 사용자에게 통지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국내 통신사의 회사 측 ‘이용계약 해지’ 요건은 매우 까다롭다. SK텔레콤의 5G 이동통신 서비스 약관을 보면 회사 측은 ‘소비자의 타인명의 사용’ ‘이용요금 미납 이후 이용정지 사유 미해소’ ‘서비스 제공 목적 이외 사용’ 등 특정한 조건에서만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서비스 불능으로 인한 손해 관련 약관도 차이가 있다. 스타링크는 사용자에게 귀속되지 않는 사유로 인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고 그러한 서비스 사용 불능이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요청에 따라 (내부) 공식을 기반으로 산정된 보상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고객의 책임 없는 사유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 ‘연속 2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 받지 못하거나, 1개월 동안의 서비스 장애발생 누적시간이 6시간을 초과할 경우’ 손해배상을 한다는 약관을 사용한다. 스타링크가 법적 책임이 없는 ‘보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SK텔레콤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배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도 차이다.

이 같은 약관 차이는 향후 스타링크의 서비스 품질이나 불능 관련 소비자 보상 문제가 불거질 경우 논란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사업하는 미국회사’인 쿠팡 역시 약관에 개인정보 유출 면책 조항을 넣었던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해운·항공업계에선 스타링크 열풍

개인 소비자들의 차가운 반응과 달리 해운, 항공업계 등 일부 산업계에선 스타링크 열풍이 뜨겁다. 특히 해운업계는 선원들의 ‘디지털 복지’가 가능해졌다며 반기는 모습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보유 선박을 대상으로 스타링크 도입을 시작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도 기내 와이파이 제공을 위해 스타링크를 사용하는 회사가 늘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한진 계열 5개 사는 스타링크 기반 기내 와이파이 도입을 확정, 올해 장거리 노선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스타링크는 북미나 중남미,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과 달리 기존 4G, 5G 통신망 서비스지역이 제한적이던 국가에서는 통신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최적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전 세계 스타링크 가입자 수는 2024년 말 450만 명에서 지난해 11월 800만 명으로 늘었다. 올해 가입자 수는 1100만 명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마존 등 경쟁자도 분주한 움직임

스타링크가 사용하는 위성 통신 기술은 지구 저궤도(500~2000km)에 많은 수의 통신위성을 배치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링크는 2019년 5월 스페이스X의 첫 발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8000개가 넘는 위성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는 4만 2000개의 거대 군집 인공위성을 우주에 배치해 다운로드 속도 약 1Gbps, 지연율은 약 25~35ms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스타링크의 경쟁자인 아마존은 ‘카이퍼 프로젝트’를 통해 우주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위성 통신 서비스 이름을 ‘레오’(Leo)로 결정한 아마존은 당초 6월까지 1600여 개의 위성을 배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위성 제작 지연, 로켓 발사체와 우주공간의 가용공간 한계 등의 문제로 관계 당국에 위성 배치 마감 시한 연장을 요청한 상태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만든 우주기업 블루오리진도 별도의 초고속 위성 통신망 구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루오리진은 위성 5408개를 우주에 발사해 지구 어디에서나 최대 6Tbps(초당 6테라비트)의 데이터 속도를 제공하는 ‘테라웨이브’ 위성 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타링크보다 1만 5000배 빠른 위성통신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유럽판 스타링크인 원웹(OneWeb)도 위성 통신 사업 공략에 적극적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관련 보고서에서 원웹이 “2019년 2월 첫 위성을 발사한 이후 648개의 1세대 위성 배치를 완료했으며 향후 2세대 위성 배치도 예정돼 있다”면서 “개인 대상 서비스 중심의 스타링크와 달리 원웹 서비스는 기업 대상으로 치중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도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 경쟁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20만 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하겠다며 나섰다.

세계 각국의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 구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리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판 스타링크’로 불리는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위한 정부·산업계의 협의체는 1분기 중으로 출범할 예정으로, 정부는 민관의 역량을 한데 묶어 2030년까지 저궤도 위성 기술이 중심이 되는 6세대(6G) 통신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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