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국립공원이 출범한 3일 오전 고당봉 바로 아래 신당에는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는 이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김동우 기자 friend@
신당 내부 모습. 김동우 기자 friend@
국립공원 지정 첫날인 3일 오전 금정산에는 궂은 날씨에도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금정산을 찾은 등산객 대부분은 ‘국립공원 금정산’에 기대를 드러냈다. 일부는 통행로 제한 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국립공원으로 출범하면서 화재 예방을 위한 규제가 강화됐지만 촛불을 킨 신당이 방치되어 있고, 일부 무허가 식당도 여전히 영업 중이었다.
금정산을 오랫동안 찾은 등산객들은 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자연 생태가 더 잘 지켜지길 바랐다. 문완수(71·경남 양산시) 씨는 “국립공원 지정 소식이 알려진 뒤 등산객이 늘었다”며 반기면서도 “물병 등 등산로에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공원 지정 소식을 듣고 아들과 함께 금정산에 처음 올랐다는 주한미군 제임스 더뮤드(48·경기 평택시) 씨는 “지금까지 한국의 모든 국립공원을 가봤는데, 금정산은 도심 속에 있어 찾아오기 쉽고 코스도 짧아 가족과 함께 등산하기 좋았다”며 “국립공원 지정 이후에도 자연과 성곽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풍경이 잘 관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지정 탐방로만 이용할 수 있는 데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등산객도 있었다. 제형연(60·부산 사하구) 씨는 “알려지지 않은 등산로를 새로 개척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는데 국립공원 지정으로 비지정 탐방로 출입이 제한돼 아쉽다”고 말했다.
국립공원은 화재 예방을 위해 흡연, 인화 물질 소지 등이 엄격히 금지된다. 하지만 국립공원 지정일인 이날에도 산 정상 바로 아래에서 화재 위험이 큰 촛불이 방치되고 있었다.
이날 오전 금정구 금정산 주봉인 고당봉(해발 801.5m) 바로 아래 조성된 작은 신당인 고모영신당 내부에는 중년 여성 2명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이들이 기도를 한 제단 양 끝의 대형 초에서는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수십 분 뒤 기도를 마친 이들은 촛불의 불을 끄지 않고 신당 문을 닫고 자리를 떠났다.
신당 내부에는 장판과 목재 위패 등이 있어 불에 타기 쉬웠다. 상주하는 관리자는 물론, 소화 시설도 없어 화재에 무방비 상태였다. 사실상 개방돼 있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다. 이곳은 고당봉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등산객들의 왕래가 잦아 불이 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국립공원 구역 내에서 산불이 3번 발생하기도 했다.
금정산 인근에서 영업 중인 무허가 식당들에 대한 규제도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현재 범어사 아래 상마마을 입구 인근, 부산대 인근 금정산성 입구 일대에서는 비닐하우스 등 임시 건물과 평상을 설치한 무허가 식당들이 영업하고 있다. 상마마을 입구 인근에서 20년 넘게 임시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한 한 업주는 “국립공원 지정 이후 공단 등에서 영업 관련 별도의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금정산 국립공원사무소 측은 “화재 위험이 크기 때문에 현수막 설치 등 계도를 강화하고, 향후 강력하게 제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허가 영업에 대해서는 “국립공원 지정 이전부터 있던 시설의 경우 당장 철거 등의 조치를 할 수 없다”며 “지자체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