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 본사. 부산일보DB
1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기록적인 흥행에 힘입어 영화산업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영화는 매출액과 관객 수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반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필두로 한 외국 영화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모양새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극장 전체 매출액은 3180억 원, 전체 관객 수는 319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58.7%(1177억 원), 관객 수는 53.2%(1108만 명)나 급등한 수치다. 특히 이번 실적은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1분기 기준 매출과 관객 수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 같은 흥행 열풍의 중심에는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있다. 누적 관객 수 1672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관객 수 2위에 등극하는 신드롬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한국 영화 매출액은 2333억 원을 기록, 지난해 1분기(1261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이어 지난 10일 개봉한 공포 영화 ‘살목지’ 또한 개봉 열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바통을 이어받고 있어, 국내 영화의 강세는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외국 영화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호퍼스’, ‘프로젝트 헤일메리’ 등 기대작들이 잇달아 개봉했으나 시장의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실제로 1분기 매출액 100억 원을 넘긴 외화는 지난해 말 개봉한 ‘아바타: 불과 재’와 ‘프로젝트 헤일메리’ 뿐이었다. ‘미키 17’,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등이 개봉했던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84억 원, 관객 수는 177만 명이 감소했다. 이는 할리우드 중심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과거만큼의 흥행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급사별 실적에서는 (주)쇼박스가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섰다. ‘왕과 사는 남자’와 ‘만약에 우리’ 등 3편을 배급한 쇼박스는 극장 전체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 1763억 원(점유율 55.4%)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2위는 ‘아바타: 불과 재’, ‘주토피아 2’ 등을 배급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차지했다.
한편 독립·예술영화 분야에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작을 실사화한 영화 ‘초속 5센티미터’가 매출액 8억 9109만 원, 관객 수 9만 3268명을 기록하며 해당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