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6세의 선화당 이선기 대표는 지금도 오토바이를 타고 장을 본다.
쫄면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갑자기 쫄면이 당겼다. 학창 시절 이후 수십 년 만에 쫄면을 찾아 나섰다가 부산 동구 초량에 있는 분식집 ‘선화당’을 알게 됐다. 쫄면, 쫄우동, 우동, 비빔우동, 라면, 떡볶이, 찐만두, 국수, 비빔국수, 수제비 같은 분식을 판다. 선화당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첫 번째 이유는 가격이다. 놀라지 마시라! 모든 메뉴가 2500원으로 가격이 동일하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값도 안 된다. 어쩌면 편의점 음식보다 저렴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격이 착한 식당이다. 쫄우동이 가장 인기 있고, 쫄면도 잘나간다. 양이 많지 않으니 둘 다 시켜 먹는 방법도 괜찮겠다. 미안하게도 쫄우동의 국물까지도 너무 괜찮다. 그전에는 모두 2000원 하다 2023년부터 500원이 오른 가격이라니….
선화당 쫄우동은 면이 쫄깃하고 국물은 깊은 맛이 난다.
선화당에 가봐야 할 두 번째 이유는 사람이다. 올해 86세의 이선기 대표와 80세의 배말순 씨 노부부 두 명이서 운영한다. 1988년부터 이 자리에서 38년, 초량 육거리 2파출소 부근에서 임대로 시작한 1966년부터 치자면 60년 분식 외길 인생이다. 세상에서 가장 착한 이 가격은 자가 건물에 별도 인건비도 나가지 않아서 겨우 가능한 모양이다. 90을 바라보는 이 대표는 지금도 오토바이를 타고 자갈치 시장에 가서 장을 본다. 카드나 계좌이체는 안 받는다. 한 명씩 이체받으려니 복잡하고, 고약한 녀석들에게 떼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올해나 버틸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올 만큼 왔는가 지난 1월부터는 손님이 팍 줄고, 안 온다. 우리도 이제 올해가 마지막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한다. ‘돈쭐’은 이런 집에 어울리는 말 같다. 문화재 같은 식당, 노부부 사장님의 만수무강을 빈다. 1970년부터 만들었다는 팥크림도 놓치면 엄청 후회할 맛이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1970년에 직접 개발해서 시작했다는 팥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