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Inc 의장. 쿠팡 제공
쿠팡이 사상 최악의 보안 사고로 조 단위의 손실을 내고도 정작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보수는 대폭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 실책에 책임을 지기는커녕 급여 챙기기에만 급급한 실질적 총수 행태를 두고 ‘책임경영 실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지난해 김 의장이 수령한 보수는 총 321만 달러(약 47억 원)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55.1% 늘어난 금액이다.
김 의장의 보수 인상 근거로는 쿠팡의 외형 성장이 꼽힌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은 약 49조 1197억 원(345억 34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14%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6790억 원(4억 7300만 달러)을 기록해 전년보다 8%가량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유출 사태를 일으켜 회사의 1조 6000억 원의 손실을 끼쳤음에도 실질적 총수인 김 의장이 보수를 올려받은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은 보안 문제로 지난해 가입자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등 3367만 건의 개인정보를 외부로 유출시켰다. 특히 사생활과 직결되는 전화번호와 주소 등이 포함된 배송지 목록은 무려 1억 4000만 회가 조회됐다.
이에 쿠팡은 보상 차원에서 고객들에게 쿠폰을 지급했는데, 보상 규모는 12억 달러, 약 1조 6000억 원에 달했다. 심각한 보안 문제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김 의장은 이에 대한 책임보다는 보수 인상이라는 실익을 챙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쿠팡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에서도 김 의장의 보수 인상에 의문이 제기된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38%로 전년 대비 0.08%P(포인트) 하락했다.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률도 0.61%로 2년 연속 0%대다.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실제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의 밀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업계는 쿠팡의 책임경영 실종으로 본다. 수천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수익성 악화에 따른 책임을 지기는커녕 정작 실질적 총수는 거액의 돈 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털린 사고에 대해 반성이 있다면 이런 식의 보수 인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