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등판으로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맞서는 3파전 구도로 재편됐다(왼쪽부터).시장선거와 맞물려 부산은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이자 차기 대권 구도를 가늠할 핵심 승부처로 떠올랐다. 김종진 기자 kjj1761@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입당과 함께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미 이 지역에서 신드롬급 화제를 몰고 다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빅 매치’가 성사됐다. 최초의 ‘민주당 부산 3선’ 신화를 쓴 전재수 후보와 ‘보수 대표 브레인’ 박형준 후보가 맞붙는 부산시장 선거에 대한 전국적 관심 역시 뜨겁다. 누가 되더라도 승자는 ‘차기 주자’로 각인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공히 이번 6·3 대전의 최대 승부처로 꼽는 부산 선거가 그야말로 ‘대선급’으로 커진 셈이다.
하 전 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인재영입식에서 “해양수도라는 비전과 부울경 경제 기적을 만든 제조업 신화가 AI를 만나 새로운 미래를 만들 것”이라며 “부산이 성장해야, 대한민국도 AI 3강을 달성할 수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어무이, 누나, 행님, 친구들이 있는 따뜻한 품으로 돌아간다”며 부산 정체성도 드러냈다.
하 전 수석의 등판으로 북갑은 한 지역구를 넘어 여야 차기 주자의 경쟁으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 경력이 전무한 그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하는 최측근이라는 점에 더해 전 세계가 AI 시대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40대 국내 최고 AI 전문가’라는 이력 자체가 ‘전국구급’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게 여권의 판단이다.
이미 보수 진영 유력 주자로 여겨지는 한 전 대표에게도 이번 승부는 4년 뒤 대권 도전의 첫 단추를 꿰는 일이다. 수도권 배경인 한 전 대표가 북갑 승리로 PK(부산·울산·경남)까지 영향력 아래에 둘 경우, 그의 대권 가도에 강력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이날 “한 전 대표가 대구보다 어렵다고 여겨지는 부산을 택한 것은 그만큼 지역의 정치적 상징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라며 북갑 출마가 대선까지 염두에 둔 행보임을 시사했다. 한 전 대표가 불리한 여건을 뚫고 국회 복귀에 성공할 경우, 당권파가 장악한 국민의힘 내부 권력 지형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부산시장 선거 또한 만만치 않은 ‘체급’ 간의 대결이다. 민주당 부산 유일 3선이라는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온 전 후보가 부산시장에 오른다면 수도권 단체장 이상의 위상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전 후보가 시장이 되면 ‘해양수도 완성’과 부울경 메가시티 완성을 성과 삼아 대권에 도전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국민의힘의 전국적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보수의 보루 격인 부산을 지켜낸다면 박 후보의 정치적 위상도 급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지방선거 이후 예상되는 야권 재편 과정에서 박 후보의 역할도 주목된다. 박 후보 역시 2년 내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완성한 뒤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한편 지방선거 후보로 나서는 전재수, 김상욱(울산 남갑) 등 민주당 의원 8명과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이 이날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14곳으로 늘어났다. 재보선 지역은 부산과 울산 각 1곳, 수도권 5곳, 충청 2곳, 대구 1곳, 호남 3곳, 제주 1곳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