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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의 고요 속으로… 대구간송미술관, 추사 ‘세한도’ 첫 영남 공개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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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세한도'(국보).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김정희 '세한도'(국보).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부 ‘추사 秋史, 시대를 열다’에서 전시 중인 '김정희 초상'(보물).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1부 ‘추사 秋史, 시대를 열다’에서 전시 중인 '김정희 초상'(보물).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추사 김정희(1786~1856)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세한도’(국보 제180호). 의외로 진품을 본 사람은 많지 않다. 겨울날 소박한 집 한 채 좌우로 소나무와 잣나무가 서 있는 모습인데, 한겨울의 황량함과 선비의 변하지 않는 마음을 먹과 거친 필선으로 표현했다. 조선 후기 문인화를 대표하는 이 작품은 추사의 작품 중 최고로 평가되는 걸작으로 1844년 유배 중이던 김정희가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그림이다.

대구간송미술관이 추사 김정희 탄신 240주년을 기념한 기획전 ‘추사의 그림 수업’을 지난 7일부터 시작하면서 ‘세한도’를 함께 공개하고 있다. 서울·경기권과 제주를 제외하면 영남권에선 첫 공개인 셈이다. ‘추사의 그림 수업’ 기획전 자체는 오는 7월 5일까지 개최하지만, ‘세한도’만큼은 한 달여 만이 내달 10일까지만 전시하고 원래 소장처인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돌려보낸다.

1부 ‘추사 秋史, 시대를 열다’에서 전시 중인 '세한도'(국보).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1부 ‘추사 秋史, 시대를 열다’에서 전시 중인 '세한도'(국보).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세한도’는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 씨가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뒤 서울에서 공개됐고, 2022년 ‘세한도’의 탄생지인 제주도에서 전시된 바 있다. ‘세한도’ 자리엔 추사 묵란의 정점을 보여주는 <난맹첩>(보물, 5월 12일~7월 5일), 추사의 예술관인 ‘서화일치’의 경지를 보여주는 ‘불이선란도’(보물, 6월 2일~7월 5일)가 차례대로 들어선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미공개 작품 7점을 포함한 47건 67점이 소개된다. 그동안의 추사 관련 전시는 고증학이나 추사체, 서예 작품을 중심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전시는 추사의 그림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조망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김정희 '고사소요'.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김정희 '고사소요'.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추사체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계산무진’. 김은영 기자 key66@ 추사체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계산무진’. 김은영 기자 key66@

‘세한도’ 외에 몇 점 남아 있지 않은 추사의 그림도 만날 수 있다. 먹으로 그린 난인 ‘묵란’, 추사의 대표 산수화로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고사소요’, 메마른 붓질 속에도 깊고 윤택한 기운으로 숲속의 집과 정자를 그린 ‘소림모옥’ 등이다. 또한 추사체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계산무진’도 함께 전시된다. 68세 전후 추사 말년의 작품인 ‘계산무진’은 그냥 서예가 아니라 이미지와 텍스트가 하나가 된 현대 예술 작품이라 할 만하다.

2부 ‘1849년, 추사의 그림 수업‘에서 전시 중인 <예림갑을록>과 '팔인수묵산수도'를 돌아보는 관람객들. 김은영 기자 key66@ 2부 ‘1849년, 추사의 그림 수업‘에서 전시 중인 <예림갑을록>과 '팔인수묵산수도'를 돌아보는 관람객들. 김은영 기자 key66@

​전시는 추사 제자들의 그림과 이에 대한 추사의 비평도 소개한다. 조선시대 사제간의 회화 감평을 담은 <예림갑을록>과 ‘팔인수묵산수도’를 통해 관람객을 1849년 여름에 있었던 추사의 그림 수업 현장으로 안내한다. 당시 추사가 유배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자, 그의 제자들은 스승을 모셔 비평을 청하는 품평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 제목 ‘추사의 그림 수업’도 여기서 나왔다. 당시 품평회에 나온 24점 중 지금까지 유일하게 전해지는 ‘팔인수묵산수도’는 이한철·허련·전기·유숙·조중묵·김수철·박인석·유재소 등 여덟 제자가 원나라 화풍을 바탕으로 그린 산수화 8점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추사는 꼼꼼한 비평문을 남겼고, 전시는 이를 원문과 해석으로 친절하게 소개한다.

조희룡의 기량이 절정에 달한 50대 후반의 역작 '매화서옥'. 김은영 기자 key66@ 조희룡의 기량이 절정에 달한 50대 후반의 역작 '매화서옥'. 김은영 기자 key66@

전시의 마무리는 품평회에 참여했던 여덟 제자 외에 추사 화파의 핵심 인물 조희룡의 ‘홍백매도’와 더불어 유숙, 김수철 등의 매화 작품으로 추사 화파의 변화와 성취를 확인할 수 있다. 유재소의 ‘죽림괴석’과 ‘관산한가’, 유숙의 ‘매화서옥’, 이한철의 ‘추산원천’, 조중묵의 ‘운계선관’과 ‘승주심매’, 허련의 ‘제주 망경루’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전시는 유료 관람이다.

대구간송미술관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협업 프로젝트로 선보인 신윤복의 '미인도' 재해석 이미지들. 김은영 기자 key66@ 대구간송미술관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협업 프로젝트로 선보인 신윤복의 '미인도' 재해석 이미지들. 김은영 기자 key66@
명품 전시로 만나는 오원 장승업( 1843-1897)의 ‘삼인문년(三人問年): 세 사람이 나이를 묻다’. 김은영 기자 key66@ 명품 전시로 만나는 오원 장승업( 1843-1897)의 ‘삼인문년(三人問年): 세 사람이 나이를 묻다’. 김은영 기자 key66@
상설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 속 풍속화. 조선 시대 한양의 선술집 풍경을 그린 '주사거배'(왼쪽)와 '홍루대주'. 김은영 기자 key66@ 상설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 속 풍속화. 조선 시대 한양의 선술집 풍경을 그린 '주사거배'(왼쪽)와 '홍루대주'. 김은영 기자 key66@
상설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 속 풍속화. '납량만흥'(왼쪽)과 '노상탁발'. 김은영 기자 key66@ 상설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 속 풍속화. '납량만흥'(왼쪽)과 '노상탁발'. 김은영 기자 key66@

한편 오는 7월 신윤복 ‘미인도’ 전시를 앞두고, 전시실3(지상 1층)에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해석한 다양한 이미지와 영상을 5월 31일까지 전시한다. 렘브란트, 에곤 실레 등이 재해석한 ‘미인도’가 흥미롭다. 신윤복의 작품은 지상 1층 상설전시관에서 4점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전시실2(지상 1층)에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과 함께 삼원(三園)중 한 명이자, 스승 없이 독학으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천재 화가 오원 장승업( 1843-1897)의 ‘삼인문년(三人問年): 세 사람이 나이를 묻다’가 5월 25일까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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