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내동 거북공원에서 열린 6·3 참정권 침해 규탄 김해시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전국 재선거’를 강조하며 장외 투쟁에 나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인천, 부산 등에 이어 경남 김해와 대구를 잇달아 찾아 참정권 침해 규탄 집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PK(부산·경남·울산) 지역 현역 의원들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선관위 투표율 조작 의혹을 고리로 세몰이에 나선 장 대표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전날 오후 1시께 경남 김해 거북공원에서 열린 ‘6·3 참정권 침해 규탄 김해시민 집회’에 참석했다. 장 대표는 “그동안 선관위는 조작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조작의 증거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며 “직원 한두 명이 투표율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면 어떤 선거 결과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도, 합동수사본부도 믿을 수 없다. 우리가 끝까지 감시하고 행동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선관위를 해체하고 사전투표도 없애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연설을 마친 장 대표는 참석자들과 함께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며 공원 일대를 행진했다.
장 대표는 같은 날 오후 5시께 대구에서 열린 ‘참정권 회복 민주주의 수호 국민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장 대표는 대구 집회에서도 “아직도 부실선거라 부르자, 부정선거라는 말은 쓰지 말자고 생각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달라”며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도 직접 외쳤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집회의 참석자 풍경이다. 대구 행사에는 김상훈·강대식·김승수·이인선·구자근·이진숙 의원 등 지역 현역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고, 김재원·김민수·신동욱·조광한 최고위원과 정희용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도 함께했다. 당 지도부는 물론 구 친윤계(친윤석열계)를 포함한 현역 의원들도 집회에 동참한 셈이다.
반면 김해 집회에는 김민수·조광한 최고위원,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 손수조 대변인 등 당권파 인사들만 함께했을 뿐, 동행한 현역 의원은 없었다. 앞서 부산 집회에서 현역 의원들이 대부분 불참한 데 이어 경남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TK(대구·경북)와 PK의 다른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한다. 강성 당원이 다수 포진한 TK에서는 이들을 의식한 현역 의원들의 참석이 이어진 반면, 6·3 지방선거에서 중도층 확장 필요성을 확인한 PK 의원들로서는 ‘부정선거’ 프레임에 올라타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것이다. 또 장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은 PK 의원들이 의도적으로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 대표가 주도해온 ‘징계 정치’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는 최근 윤리위원 간 진실 공방으로 내홍에 휩싸인 상태다. 윤리위가 지난 22일 ‘의도성을 갖고 반복적으로 당대표와 당을 비판한 경우 징계 대상’이라는 기준을 밝히자, 일부 윤리위원이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공개 반발했고, 실명 노출 등을 이유로 사퇴하는 위원도 나왔다. 여기에 우종환 윤리위 부위원장은 윤민우 위원장의 공개 사과까지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27일 회의를 정상 가동한다는 방침이지만, 징계 심의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