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2024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강호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타노 데 테초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독일을 1-0으로 이겼다. 독일은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평가됐으며 전방까지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 한국을 압박했다. 한국은 이런 독일의 틈을 노려 초반부터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전반 22분 공격수 전유경이 후방으로 내려와 우서빈(위덕대)이 찬 골킥을 전방에 떨어뜨렸다. 이를 이어받은 박수정(울산과학대)은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기록한 첫 득점이었다.
주도권을 빼앗긴 독일은 후반 들어 공격을 강화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의 온몸을 내던지는 수비 탓에 추가 득점에 실패한 독일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경기 종료 후 박윤정 감독은 “선수들이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절실하게 뛰었다”며 “독일이 잘하는 부분을 막으려는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결승 골을 기록한 박수정은 “승점이 절실했던 경기에서 공격수로서 득점을 올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독일의 카트린 페터 감독은 “상대 팀이 최선을 다했고, 우리는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몇 차례 실수가 있었고 정교함이 부족했다”며 “후반에는 우리가 더 나은 경기를 했지만 결국 이렇게 끝났다.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에 0-1로 패했고, 2차전에서 베네수엘라와 득점 없이 비기며 1승1무1패(승점 4)로 조별리그를 마치고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의 16강전 상대는 A조에서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한 콜롬비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회에는 24개국이 참가했으며,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의 1, 2위 팀과 조 3위 팀 중 상위 4개국이 16강에 올라 우승을 다툰다. A조 3위인 카메룬(승점 4)과 B조 3위인 캐나다(승점 4)가 이미 16강행을 확정한 가운데, 한국은 C조와 F조 3위 팀과 남은 두 장의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독일전 직후 열린 C조 경기에서 3위 파라과이(1승 2패·승점 3)가 미국에 0-7로 대패해 승점 3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F조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D조에서 최강으로 평가받았던 독일은 베네수엘라전(5-2), 나이지리아전(3-1)에서 두 번의 승리를 거뒀으나, 한국에 일격을 당했다. 독일(골 득실 +4)과 최종전에서 베네수엘라를 3-0으로 꺾은 나이지리아(2승 1패·승점 6)는 조 1,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