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단일화에 난항을 겪던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이 여론조사 방법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투표용지 인쇄 전인 23일까지 보수 단일화가 마무리 될 전망이다. 혼선 끝에 보수·진보 간 양자 대결이 다시 성사됐지만, 선거 운동 첫날은 세 후보 모두 출정식을 열며 각자 선거전에 본격 돌입했다.
정승윤·최윤홍 후보 측은 20일 오후 2시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방법에 합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두 후보의 합의문에는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중도보수 후보인 최윤홍·정승윤 우리 양자는 유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방식으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하고,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협력한다’고 명시됐다.
이에 두 후보는 22일부터 이틀간 유선 100% RDD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23일 최종 보수 단일화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24~25일 투표용지가 인쇄된 후에는 후보가 사퇴하더라도 이름 옆에 ‘사퇴’가 표기되지 않아 단일화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15일 가상번호 ARS 방식의 여론조사로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현행법상 23일까지 진행이 불가능했다. 남은 선택지는 RDD 방식, 그 중에서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유선 100% 뿐이었다. 양측은 표본 왜곡 우려 등을 이유로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다가, 결국 현실론에 부딪혀 20일 해당 방법에 전격 합의했다. 한 선거 관계자는 “유선 100% RDD 방식은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이를 보완할 조사 기관을 찾기 위해 20일까지 실무 협상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로써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는 보수·진보 간 양자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 하지만 선거 운동 기간이 20일부터 시작된 만큼, 후보 세명 모두 각자 선거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중도진보 단독 후보 김석준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30분 부산 부산진구 서면교차로에서 가장 먼저 출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대한민국도 위기, 부산 교육도 위기다. 부산 교육 정상화를 위해 다시 여러분 앞에 섰다”며 “합리적 개혁 후보이자 오직 아이들만 보고 전진하는 재선 교육감 김석준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오전 8시 최윤홍 후보도 같은 장소에서 첫 선거 유세에 나섰다. 최 후보는 자신이 교육 행정 전문가임을 강조하며 다른 후보들은 이념적 색채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이제 겨우 안정을 찾아가는 부산 교육이 정치색 짙은 교육감에 의해 교육 방향과 정책이 또다시 뒤바뀌는 불행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승윤 후보는 20일 오후 4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지구대 앞 삼거리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현장에는 손현보 세이브코리아 대표, 전한길 한국사 강사, 손영광 바른청년연합 대표 등 보수 진영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전국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어온 강성 보수 인사로 꼽힌다. 연설대에 오른 정승윤 후보는 “낡은 이념 교육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자유대한민국을 반드시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