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1만 포인트 달성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가운데, 이번 주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상승세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8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섰고, 19일에는 9385.59까지 치솟았다가 약보합(9052.42)으로 마감했다. 전주 대비 928.80포인트(11.43%) 오른 수치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는 모습을 보인 데다, 지난 11일까지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온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지난주(15~19일) 5거래일간 2조 5587억 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115% 상승하는 급등 랠리에 증권사들의 목표 주가 줄상향도 이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가를 제시한 267개 종목 중 77%인 206개 종목이 연초보다 목표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증시에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등에 따른 변동성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실제 19일 장 후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 격화로 코스피는 550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란과 미국이 종전 실무 협상을 개시했지만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이어가면서 협상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주 사이 코스피가 10% 이상 오르며 차익실현 압력이 커졌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19일 하루에만 4.14% 급등해 83.57로 마감하기도 했다.
이번 주 증시의 핵심 변수는 오는 24일 발표될 마이크론 실적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속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증시를 이끌어온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시장을 이끌어온 마이크론의 실적이 이를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이 업황 호조를 확인해줄 경우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가시성이 부각되며 수급 쏠림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국 시간으로 오는 24일 새벽 발표될 MSCI 연례 시장분류 리뷰에서 한국이 선진국 워치리스트에 등재될지와 25일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도 주목할 변수다.
증권가는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8200~9500선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의 흐름이라면 ‘1만피’ 달성도 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8.47배로 여전한 저평가 국면”이라며 평균 선행 PER 9.5~10배를 적용했을 때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코스피 1만 시대 진입이 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증시 양극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피는 우상향을 이어갔지만 코스닥은 전주 대비 62.46포인트(6.07%) 하락한 966.59로 마감하며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더불어 다음 달 1일부터는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규정이 시행되는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상 종목은 전체 상장사 2877개 중 7.6%인 219개로 집계됐다. 이들의 시가총액만 8조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