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재수(오른쪽)·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26일 동서대 센텀켐퍼스에서 열린 관훈클럽·부산일보 초청 토론회 중 손을 맞잡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부산의 미래 비전과 지난 5년 시정 성과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관훈클럽 특유의 밀도 높은 질의응답 속에서 두 후보는 기존 토론회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답변을 내놓으며 정책 구상과 시정 철학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전 후보는 “성과 없는 시정을 끝내야 한다”며 ‘해양수도 부산’을 앞세운 시정 교체론을 펼쳤고, 박 후보는 “껍데기뿐인 공약”이라며 전 후보의 해양수도 구상을 정면 반박했다.
관훈클럽과 〈부산일보〉는 26일 오전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부산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에서만 열리던 관훈클럽 토론회가 지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국적 관심이 집중된 부산시장 선거의 상징성을 보여줬다. 이날 토론회는 두 후보가 순차적으로 참석해 언론인 패널들과 심층 문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토론에 나선 전 후보는 이번 선거를 ‘체감 없는 시정 30년’을 끝낼 분수령으로 규정했다. 그는 “앞선 시장들이 열심히 일했지만 시민이 체감할 성과는 만들지 못했다”며 “여러 통계와 데이터를 이야기하지만 시민들은 ‘도대체 한 게 뭐냐’고 묻는다”고 박 후보 시정을 정조준했다. 이어 박 후보가 강조해온 상용직 증가와 청년고용률 개선 등의 지표에 대해서도 “부산 청년들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화를 낸다”고 비판했다.
전 후보는 부산 산업 기반 붕괴를 언급하며 ‘해양수도 부산’을 통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 매출 1위 기업이 부산은행이라는 것은 제조업과 첨단산업 기반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의미”라며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해양수도 특별법을 통해 부산이 해양수도라고 하는 법적 지위를 확보하며 기반을 다졌고, 북극항로 시대가 오면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되며 이는 부산과 국가의 이익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전 후보의 ‘해양수도 부산’을 비롯한 공약들이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반격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HMM 본사 부산 이전 문제를 언급하며 “서울에 영업과 금융, 마케팅 기능을 전부 두고 본사 주소만 이전한다고 하면 부산에 새로 떨어지는 세금이나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도 없다. 선거 앞두고 쇼한 것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이어 해수부 이전, 북극항로, 해사법원 설치 등 전 후보 핵심 공약 상당수가 이미 지역사회에서 10년 전부터 요구해온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잘한 건 결단을 내려준 것일 뿐”이라며 “HMM 이전은 지난 정부 때 민영화가 됐으면 진작 실현 됐을 것이고, 해사법원도 이미 결정돼 있던 사항인데 마치 신시대가 열리는 것처럼 과장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전 후보의 ‘시정 무용론’에 대해서도 “취임 당시 장기 표류과제 12개가 넘어왔는데 대부분을 임기 중 해결했다”며 “수영만요트경기장 개발, 대저·장낙·엄궁대교 착공, 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등이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